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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회 Oct 14. 2019

입원, 림프절 수술 하루 전

2019-07-14


병원에 입원하는 날.

다섯 시까지 오라는 말에도 엄마와 나는 네시에 출발해 십오 분 정도에 도착했고 입원 수속을 일찍이 마쳤다. 꼭 다른 때엔 늦장 부려도 병원에 올 때엔 일치감치 집을 나서게 된다. 그만큼 불안하고 초조했으리라. 엄마는 1인실을 원했지만 남는 병실이 없어서 3인실로 들어왔다. 배정받은 병동은 보호자를 대신해 간호사분들이 간호서비스를 시범 운행하고 있는 곳이라 외부인이 적고 조용했다. 다행이었다. 평소에 시끄럽고 수다스러운 엄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피해 주고 피해받는 행동을 매우 신경 쓰는 편이라 차분한 병동 분위기에 내 마음은 한결 나아졌다. 내일이 당장 수술이라는데 정확한 수술 내용을 아직 몰랐다. 본 수술 전 암세포 위치를 마킹하고 림프절을 절제한다고는 들었지만 이유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간호사님이 세부일정이 잡히면 저녁에 알려주러 오신다고 했다. 참 이상하다 싶었다.


병원은 병원이다. 아무리 시설이 좋고 편안하다 해도 내 집 같진 않다. 의자도 침대도 실제로 딱딱하긴 하지만 괜히 더 딱딱하고 차갑게 느껴진다. 같은 병실에 계신 분들도 엄마와 주치의가 같은 유방암 환자들이었다. 엄마보다 더 일찍이 치료를 시작한 분들이었고 엄마가 환복하고 눕자 안쓰럽다는 눈빛으로 엄마를 바라봤다.


동질감, 연민, 걱정.


그 비슷한 감정들이 그들의 눈빛에서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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