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또 하나의 봄

계절이 흐름 속에 느끼는 상실감

by 희온

또 하나의 봄


같은 길, 같은 시간

개울을 따라 걷는 산책길


겨울눈 맺혔던 나뭇가지 위로

새봄이 쌓였다


작은 꽃봉오리

숨결처럼 부풀어 올라

끝내 피운 꽃 한 송이


봄 햇살 아래 꽃잎은

치마폭을 살포시 펴고 누워 있다


봄바람에 꽃잎은 너울너울

내 마음은 일렁일렁 흔들리며


이렇게,

또 하나의 봄이 흘러간다


IMG_3236.jpeg 봄이 오면 설레기도 하지만,





시를 위한 짧은 글


매일 걷는 익숙한 길에서

나는 계절의 가장 조용한 순간들을 마주한다.


겨울눈에서 꽃봉오리가 되고,

꽃잎이 만개할 때까지

전 과정을 직관하는 기쁨이

오롯이 가슴속에 들어찼다.


꽃이 피는 속도만큼이나 천천히

속앓이를 하며 지나온 겨울을 뒤로하고

이제는 또 지는 꽃잎에 애를 태운다.


새봄을 맞은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우리는 또 한 계절이 지나가는 상실의 허무를 겪어야 한다.


IMG_3235.jpeg 너무 짧아서 아쉬움 마음이 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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