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연속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feat. 나태주 시 <대답>

by 희온


예전에는 해가 바뀌는 걸

큰일처럼 여겼어요.


새해가 되면

마음에 드는 예쁜 다이어리를 새로 사서

계획을 빼곡히 적고 목표를 정하고

더 나은 내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었죠.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 모든 의식에서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저는 더이상, 다이어리를 사지 않습니다.


내일을 위한 목표보다는,

오늘을 잘 살아내는 일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런 저의 마음을

나태주 시인의 시 <대답>이

그대로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누군가 새해에는 당신

어떻게 살겠느냐 더러

물어올 때


한결같은 대답은

내일도 오늘처럼

내일도 지금처럼"


나태주, <대답>




거창한 계획 없이

오늘처럼, 지금처럼

소박하고 진실하게

오늘 하루를 살아가겠다는 대답.

그 말이 참 따뜻하고 진실하게 울립니다.

우리는 알고 있지요.

계획보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대하느냐' 하는 것이라는 것을.

새로운 무언가를 덧붙이기보다

이미 잘하고 있는 오늘을

꾸준히 이어가는 일이

더 어렵고 귀한 일이라는 것을요.

새해라고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오늘의 나도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나태주의 시 <대답>은

조용하면서도 단단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어제의 연속으로 살아가는 삶.

그 안에도 충분한 의미와 빛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IMG_3265.jpeg 나태주 시,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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