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38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땀땀땀

크로스핏 하세요?

by 장진진

하루에 운동 하나만 해도 썩 괜찮은 하루를 산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럼 하루에 운동을 두 번하면?

ㄴ 엄청난 하루를 보낸 거지. (사실 요즘 말로 개쩌는 하루를 보낸 거라고 쓰고 싶었다)


시간이 많은 시간 빌게이츠의 특권을 누리기 위해 태어나 처음으로 오전, 오후 두 탕씩 운동을 하기로 한다.

오전엔 수영을 저녁에는 크로스핏을 하는 하루라니 너무 짜릿하잖아!


왜 하필 크로스핏이냐 하면 이미 하고 있던 운동이기 때문이다. 그럼 왜 크로스핏이었냐 하면... 새하얀 백지 같은 몸뚱이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생각했다. 땀을 주룩주룩 흘려보고 싶었고 어느 한계 이상으로 운동을 한다는 느낌도 느껴보고 싶었다.


그리고 제대로 찾았다. 정식 등록 전 수업을 체험할 수 있는데, 정말 토할 뻔했다. (진짜루)


운동에 있어서는 기부 천사 노릇을 제법 했던 터라 다녔던 헬스장도 꽤 여러 개였는데 그때마다 나는 늘 내가 땀이 잘 안나는 체질이라고 여겨왔다. 땀이 나더라도 수건까진 필요가 없는, 자연 건조로도 충분한 것이 체질이라고 여겼던 그동안의 삶이 모두 부정당하는 기분이었다.


사람의 체온이 36.5도라면 박스 안 온도는 한 38도까진 올라가는 것 같다. 덩달아 내 몸의 열기도 그 정도로 높아지는 기분이다.


'나는 뜨거운 밤을 보내고 있는 거야!'


사우나와는 차원이 다른, 땀에 흠뻑 젖게 되는 낯선 내 모습이 생각보다 멋졌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왜 사람들이 크로스핏 한다고 그러면 다들 '와 크로스핏 해요? 안 힘들어요?'라고 물어보는지 알 것 같다. 대중적인 인상이 크로스핏=고강도 운동이라는 것인데, 사실이다.


크로스핏은 매일 그날의 와드 WOD(Workout of the Day)를 수행하는 운동이다. 매일 다른 동작과 기구들을 활용한 운동을 할 수 있고 끝나는 시간도 와드에 따라 다르니 지루한 운동 루틴이 싫다 하면 크로스핏만 한 운동이 없다.


보통 수업은 한 시간 기준 웜업과 함께 스트레칭, 동작 연습하는 수업들을 하고 그 뒤 본격적인 와드를 진행한다. 그날의 와드는 길면 3~40분, 짧으면 10분 내로도 끝난다.


바벨을 활용한 역도 동작, 덤벨이나 케틀벨을 활용한 근력 운동, 박스 위로 점프하거나 걷는 동작, 머신들을 활용한 지구력 운동, 맨몸 운동 등등등 크로스핏에는 할 수 있는 동작이 정말 많다. 무게도 동작도 모두 자신이 수행 가능한 버전으로 조절이 가능하니 무리할 필요도 없다.


겁먹을 필요도 없다. 어차피 모든 것은 나의 신체에 달려있다. 내가 무겁게 들고 싶다고 해서 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크로스핏으로 남은 힘을 쥐어짜고 집에 와서 씻고 침대 위에 누우면 몸이 증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잠에 빠지게 된다. 불면의 밤을 보내는 사람이라면 저녁에 크로스핏 한번 해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1. 크로스핏이 처음인 분들 운동이 얼마나 힘들까? 가 걱정되신다면 그 걱정은 마세요. 하지만 내가 내향인이다! 라면 그 보다 더한 장벽이 있는데 그건 다음 연재에..

2. 그리하여 만들어진 오후 루틴입니다.

PM 6:50 집에서 출발

PM 7:15 박스 도착 후 탈의 및 스트레칭

PM 7:40 수업 시작

PM 8:40 개인 추가 운동

PM 9:30~10:00 집으로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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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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