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이 2배
어쩌다 아침에는 수영 저녁에는 크로스핏, 이렇게 하루 두 번 운동하는 루틴을 1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어떻게 하루에 2번 운동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에게는 머쓱하게 대답하다. 출퇴근이 없으니 누구나 가능하다고.
하루도 빠짐없이 갈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이 출근하고 퇴근을 하는 일정한 루틴이 있는 것처럼 홈프로텍터이자 백수인 내게도 아주 중요한 루틴이다. 이 루틴을 유지하기 위해 나름 내 안에서 타협하지 않는 조건이 있다.
운동 시간을 절대적으로 사수하려고 '노력'은 해볼 것. 특히, 사람들과의 약속 혹은 개인적인 일정을 계획할 때는 운동하는 시간을 최대한 피해서 조율한다. 예전에는 마치 없는 시간처럼 쉽게 빠질 생각부터 했던 운동 하는 시간은 지금 내게 유일한 고정 일정이자 나와의 약속이기 때문에 양보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출근을 쉽게 빠질 수 없는 것처럼 그 정도의 강제성과 압박은 스스로에게 줘야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하루 두 번 운동을 제대로 완성시키는 가장 큰 핵심은 부상이 없어야 한다는 것. 부상은 내가 얻기 싫다고 안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한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운동을 많이 하면 힘짱 근육짱이 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물론 내가 더 열심히 치열하게 했으면 결과가 달랐을 수도 있겠지만, 인생 길게 본다면 당장 내일 무게를 올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기에 그냥 꾸준히 운동하러 가는 것에 의미를 두는 편이다. 시간이 답이다 하는 마음으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3n년 동안 운동하지 않은 몸+굽은 어깨+거북목+에이징커브를 직격타로 맞은 나는 잦은 부상으로 정형외과 단골이 된 지 꽤 됐다. 근육이 뭉치는 정도는 홈케어로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이야~이건 빨리 병원 가서 주사 맞고 이틀 운동 쉬는 게 득이다' 싶은 느낌이 있다. 그럴 때는 나만의 민간요법에 의지하지 말고 빠르게 병원을 가서 해결을 하는 것이 좋다.
크로스핏을 하면 보통 손바닥 물집이 잡혀 터지거나 굳은살이 찢어지는 일, 줄넘기 줄에 팔이나 허벅지를 맞거나 정강이에 멍이 드는 피부과 쪽 영역이 반, 무게를 들어 올리거나 마음이 급해 제대로 자세를 취하지 않고 동작을 수행하다 어깨, 목, 허리 등등의 근육을 접질리거나 뭉치는 정형외과 쪽 영역이 반이다.
수영은 크로스핏 보다야 아직까지는 부상 위험이 적은 것 같지만 어깨와 다리처럼 관절을 고루 쓰기 때문에 무리해서 팔을 돌리거나 잘못된 자세로 발차기를 하면 고루고루 고통스러워진다.
이런 경우 병원에 가면 보통 '뭐뭐 염좌 및 긴장으로 인한 통증'으로 구분된다. 의사 선생님이 최근 무슨 일을 했는지 죄명을 이실직고하라고 물어보면, 내 돈 내고 내 발로 온 병원인데도 죄를 지은 것처럼 운동을 '조금'하다 무리가 간 것 같다고 속삭인다. 운동이 원인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다른 상황을 아무리 곱씹어봐도 주 통증 위치인 어깨, 목, 허리, 종아리 부분은 운동하다 접질렸을 확률이 매우 크다.
그래서 동네 병원도 한 곳만 가지 않고 돌아가면서 다닌다. 한 곳만 자주 가면 쟤 또 운동하다 다쳤네,라는 다소 한심스럽게 보는 눈빛을 읽을까 봐 알아서 공평하게 동네 정형외과를 순회한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꼴이다.
운동을 오래 쉴 생각은 없고, 부상은 피할 길이 없으니 그럴 때 중요한 것은 '휴식기를 어느 정도로 가질 것인가'가 된다. 자잘한 통증이나 불편한 느낌은 2~3일, 조금 더 물리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근육 부상과 함께 감기, 몸살, 생리통까지 겹쳤을 때 길게는 1~3주까지 운동을 홀딩하고 쉰 적이 있다.
처음에는 길게 쉬고 돌아갔을 때 내 몸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제대로 못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됐다. 한 단계 성장해서 나아가는 것은 아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에 비해, 태초의 새하얀 도화지 같은 내 몸으로 되돌아가는 귀소 본능은 왜 이리도 쉽게 적용되는지.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내 몸도 양심은 있어서 한 달을 쉬더라도 많이 퇴보하지는 않더라.
원치 않은 부상을 기회로(?) 삼고 제대로 휴식기를 가진 다음 다시 운동장으로 복귀한 첫날이 이제는 기대된다. 몸이 한번 싹 정화가 된 것인지 안 되던 동작이 되거나 몸이 동작을 흡수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물론, 또 이럴 때 부상을 조심해야 하는 무한굴레지만-.
그래서 쉬어야 할 때를 알고 제대로 쉬는 것은 일에 몰두해 달려가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운동뿐만이 아니라 일, 사람 관계 모든 면에서 적용된다는 점을 느낀다. 덧붙여, 운동을 많이 하면 할수록 체력이 2배로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부상 위험이 2배가 된다는 진리를 굳이 또 셀프로 깨닫고 오늘도 박스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