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킥판 발차기

기초 체력 다지기

by 장진진

1월에도 상급반에 남아있지만 선생님이 바뀌면서 공기의 흐름도 바뀐 기분이다.


새로운 반이 시작되면 마인드셋을 하고 가야 한다.

지난달 다른 선생님께 배운 것들은 잠시 내 폴더 안에 넣어두기.


선생님마다 추구하는 수업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보름정도는 처음 배운다는 마인드로 임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지난달에는 이렇게 배웠는데, 이 선생님은 왜 이렇게 알려주지-라고 하는 순간부터 괴로워진다.


우리 반 선생님은 첫 수업 때부터 '킥판 잡고 음파 자유형 발차기'를 몇 바퀴를 돌리셨다. 보통 상급반 정도면 웜업으로 자유형 3바퀴 다녀오세요~하기 마련인데, 몇 개월 만에 킥판을 잡고 음파 발차기를 하려니 당황스러웠다.


정말 오랜만에 킥판 발차기로 50미터를 돌고 오려니 숨이 차고 허벅지에 불이 났다. 팔로 물을 밀어 넘기는 추진력을 쓰지 않고 오로지 물을 눌러 나아가는 발차기 행진은 수양에 가까운 행위다.


물속에 머리를 박고 상체는 최대한 고정한 채 발차기를 하면 허벅지와 발등에 들어가는 미세한 힘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처음에 힘이 있을 때는 일정한 호흡과 발차기를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어느 지점에 닿게 되면 호흡과 발차기 모두 엉망진창이 되게 된다. 일정하게 물살을 가르며 곧은 자세와 발차기 만으로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 어려운 것을 중급반때까지는 억지로라도 꾸준히 했었는데 상급이 되고 나서는 수업에서는 물론, 자유수영 때 혼자서라도 킥판 발차기 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나름 킥판 발차기는 떼고 다음 단계로 넘어왔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다시 마주한 발차기 연습에서 한숨이 나왔지만 달리 피할 수 있는 뾰족한 수는 없다. 선생님이 하라면 해야지.

킥판 잡고 자유형, 배영, 평영 발차기까지 시킨 선생님은 슬슬 왜 발차기만 시키냐고 말하고 싶은 어르신 회원들을 향해 설명해 주셨다.


"여러분들은 이제 상급이고 접영을 배우실 거죠. 더 고급 스킬과 체력을 요하는 영법을 배우실 거예요. 그전에 우리가 이젠 다 배웠다고 생각했던 기본적인 발차기를 많이 연습해서 물 누르는 방법이나 체력을 꾸준히 쌓아놓지 않으면 결국 접영조차 제자리걸음이실 거예요."




Back to the Basic.

급할수록 돌아가라.


이제 막 상급반인 회원들도, 기존 상급반이었던 회원들도 접영 웨이브부터 배울 수 있을 거라 잔뜩 기대하고 왔을 텐데 난데없는 킥판 발차기에 당황은 했지만 선생님이 어떤 의도인지는 닿았을 것이다.


수영 좀 할 줄 안다고 어깨가 올라가기 직전인 상급반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세다.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다시 기초로 돌아가요! 가 아니라, 모든 영법은 연결되어 있기 마련이니 조급해하지 말고 단계별로 하나씩 체크해 가면서 레이어드로 역량 치를 쌓아가라는 거겠지.


마음은 너무나 잘 아는데

......그래도 발차기 뺑뺑이는 여전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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