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걸까. 왜 글을 쓰지 않고는 못 배기는 걸까. 거기에는 분명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 뭔가 대단하고 놀라운 것이다라는, 그래서 말하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다는 생각이 있다. 내 특별한 생각을 누군가에게 말하고 단 1명에게라도 공감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이는 최근 내가 독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글 쓰는 횟수가 늘었다는 점에서 확인된다. 이곳에는 내 말을 들어줄 친구가 없다. 그래서 나는 더 자주 글을 쓰고 이곳에 올린다.
그럼 왜 공감받아야 할까. 공감이 없어지면 무슨 일이 생길까? 나는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지나온 환경을 생각하면 지금 내 사회적 위치는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을 만큼 충분히 높다. 그런데 왜 내 전공분야와 전혀 상관없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감받기를 원할까? 회사의 인정만으로는 부족하다. 내 직업이 나를 충분히 설명해주지 못하는 것이다.
어쩌면 내가 객관적인 나보다 주관적인 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 일 지도 모른다. 오만한 것이다. 아니면 오만하지는 않더라도 더 나아지고 싶은 것이다.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는 나를 확인하고 싶은 것이다. 왜 계속 나아져야만 할까? 나아지지 않는다면, 즉 좋은 방향으로 변화되지 않는다면 그건 나빠지는 것을 의미하고, 나빠지는 것의 끝은 죽음이다. 죽음은 단순히 육체적인 문제가 아니다. 죽음은 의미 없음이다. 하지만 의미를 확인하기 위해 왜 남이 필요할까? 왜 남이 없으면 외로운 걸까?
우리의 육체는 남의 복제물이고,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에 이미 세상이 존재했으므로, 우리 뇌에 간직한 모든 정보의 근원 역시 외부이다. 하나의 단어가 다른 단어들에 의해 정의되듯이, 개인도 다른 개인들에 의해 정의된다. 어쩌면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나의 의미를 찾는 건 아예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도덕적 공리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