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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by 희석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택배기사님이 순식간에 나오셔서

상자를 놓으시는 것과 동시에

문 앞에 놓인 상자를 가져가셨다.


익숙한 모습


나는 가볍게 몸을 숙여 기사님께 인사를 드렸다.


“죄송합니다. @₩:):&-@/@/)-&& “


이어폰을 끼고 있던 나


엘리베이터에 타면 안 되는 줄 알고

닫히려는 문을 잡으며 기사님께 여쭤봤다.


“네? 아.. 혹시 타면 안 되는 건가요?”


“보내야 할 게 많아서 중간중간 멈춰야 할 것 같습니다.”


내려가는 중간중간 멈춰야 한다는 이유로

나에게 사과를 건네셨던 것이다.


”아 그러신 거라면 괜찮습니다.“


엘리베이터에는 수레, 한가득인 택배상자

그리고 기사님과 내가 있었다.


”8시까지 꼭 보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기사님들이 고생이시죠...”


얼마나 많은 사과를 건네셨을까


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배송해야 하는 물품과

회수해야 하는 상자들을 재빠르게 놓으시고

“찰칵” 배송완료 문자까지 순식간이다.


기사님은 일을 하시는 것뿐인데

얼마나 많은 사과를 건네셨던 것일까


다른 층에서 동일하게 주민 한 분이 탑승한다.


기사님은 다시 사과를 건네셨다.


“죄송합니다.”


세 차례 정도 반복한 뒤

엘리베이터는 1층에 도착했다.


회수한 상자들을 수레에 얹으시곤

나갈 준비를 하시는 기사님.


먼저 나가도 괜찮다는 듯

기사님께서는 잠시 기다리고 계셨다.


내가 기사님께 해드릴 수 있는 건

수레를 끌고 문 밖으로 편하게 나가실 수 있게끔

밖으로 나가는 문을 미리 열어두는 것.


기사님은 흔들거리는 수레를 끌고 나오시며

인사를 건네주셨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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