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없이
사람 없이
바람 없는
사람 없는
드넓은 거리를
바라만 봅니다
바람조차 불지 않아
멈춰있는 듯한 강은
세상을 뒤집어 보라며
저에게 새로운 시각을 선사합니다
걷는 것과 다른 속도감
저는 자전거를 타며
세상의 고요함에 녹아듭니다
듬성듬성 들어온 불빛은
저처럼 잠에 들지 않은 사람들의 존재일까요
저와는 다른 이유로 잠 못 드는 사람들의 존재일까요
세상에 혼자 있는 것 같다던 착각은
이 거리에 나오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고요함을 느끼고 싶었던 것과 동시에
느끼고 싶지 않았던 저는
홀린 듯이 멈춰 서서
생각에 잠긴 저는
참으로 모순적인 존재임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이 차가움이
이 따듯함이
영원하길
영원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는 눈을 감은 채
오롯이 이 고요함을 받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