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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Nov 16. 2023

멍 때릴 시간

창의성을 깨우는 시간 by 뇌과학

느긋하게 편안하게 행복하게 멍 때리던 시간이 바쁘고 치열한 몰입으로 매몰되며 저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다시 살아야겠습니다. 멍 때렸던 새벽을 제게 다시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하루에 멍 때리는 시간이 저를 제대로 살립니다. 




여명이 오기 전에 일어나 커피를 만들어 컴퓨터를 켜고 날짜와 시간을 확인한 후 필사를 합니다. 그런데 요즘 단 10여분간 하는 필사에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저를 봅니다. 


게다가 글감 욕심에 책에서 이것 저것 표현을 뽑아내서 메모도 합니다. 메모한 글귀를 꼭꼭 씹어 생각하며 글을 쓰지요. 한 단어가 기쁨을 끌어내기도 하고 슬프거나 부끄러운 시간을 떠오르게도 합니다. 집중합니다.


그러다 머리가 뜨거워져서 거실로 나가 소파에 털썩 앉아 두 무릎을 끌어 안고는 베란다 밖 세상을 상상합니다. 문득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어나자마자 너무 빡빡한데? 너무 시간에 몰입해서 효율성만 생각하는거 같아 답답합니다. 변화가 필요한 때입니다.




최근 흥미로운 기사와 자료를 읽고 있습니다. 뇌과학 연구는 창의성이 몰입에서부터 나오지 않는다는 결과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달라서 당황스럽습니다. 우뇌의 발달이 예술적 창의력과 관련있는것이 아니라, 운동과 실행 기능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발달이 창의성과 관련 있다고 합니다.


창의성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부분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나온다고 합니다. 뇌과학 연구에서는 이를 'Eureka Moments'라고 부릅니다. 갑자기 이곳 저곳 반짝 반짝 전구가 켜지는 것 같이 전혀 상관없는 부분들이 활성화되는 거예요. 통찰의 순간이 창의성으로 연결되는 거죠. 그리고 그 순간을 실행하는 거에요.


이 때 활성화 되는 뇌의 부위가 우리가 멍 때릴 때 활성화되는 부위라고 합니다. 




바로 이거였던거예요. 얼마전만 해도 아침에 일어나면 조용히 밖을 내다보며 세상의 공기를 마시거나, 하늘이나 나무를 멍하니 바라보며 온 몸이 가볍게 부푸는 듯한 기쁨으로 하루를 시작하곤 했거든요. 한 시간이 안되는 그 충만한 시간, 저의 새벽 멍 때리는 시간을 이제 다시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는 창의성이 중요한 4차 산업시대라고 하니, 뭔가 더 꾸역꾸역 우격다짐으로 배우고 채우며 일하는 것에만 몰두하지 않도록 해야겠어요. 바쁘더라도 사이 사이를 여유롭게 멍 때리는 시간도 같이 가지면 좋겠지요. 또는 저 처럼 가장 행복하게 멍 때릴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는 거예요.


새벽에 일어나 따뜻한 커피와 함께 여명이 오는 하늘을 보며 행복한 멍 때림으로 시작하는 하루, 뭔가 새로운 일이 생길것 같은 그런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 저는 벌써 행복해졌습니다.



사진 - 브로콜리 by 희수공원 20231115

참고 자료 - http://news.kawf.kr/?searchVol=25&subPage=02&searchCate=11&idx=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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