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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Feb 12. 2024

사카모토씨!

무지 애쓰고 있거든

저도요,

사카모토씨!

무지 애써야

근근이 살아져요.

조금만 애써도

줄줄 살아지면 좋겠어요


사카모토씨!

오랜 원곡이래도

이번 편곡이래도

제게는 20개의 영화를

두 시간 동안 보는 것 같았어요

첫 곡부터 마음이 에였어요.

사랑의 결핍 Lack of Love

이런 슬픔이군요


작은 행복을 춤추며

사카모토씨 얼굴에 미소가 올 때

저도 같이 기뻤어요, 하지만

괴물의 주제가인 Aqua를 들으며

그 누구라도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눈물이 자연스럽다는 걸 알아버렸어요


Tong Poo는

오래전 첼로, 바이올린과 같이한

라이브를 걸어두었어요, 그런데

병으로 야위신 모습이 대조되긴 했지만

대가의 마지막 열정의 진한 깊이는

피부가 덮은 오래전 젊음을 묻고

너무나 사뭇 다른 오열을 하게 했어요.


폭풍의 언덕 The Wuthering Heights,

가슴이 허망하게 다 쓸려가고

쉘터링 스카이 The Sheltering Sky,

불안하게 압축된 시간이 두려움으로

폭풍처럼 휘돌아 지나갔어요


사카모토씨!

세포 하나하나를 모두

채우고 두드리고 다독여 주었어요

이런 시간은 다시 오지 않아요

시간은 지나가고 애타고 그리워요

허무하고 돌아보고 다시 허무하죠

일곱 번의 그리움, 일곱 번의 허무...


미간의 감성이 그대로 각인되고

손가락 사이 손등의 야윈 근육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저는 왜

스러지지 않을 엄청난 힘을 느꼈던 걸까요

흰머리가 절도 있게 흔들리며 나부끼고

숨소리가 죽었다가 거칠어지며

한숨으로 올랐다 기쁨이 되는

주름 한 올 한 올까지

마음을 저몄습니다


마지막임을 분명히 아셨겠죠

혼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될 거란 거

삶을 정리하는 무대라는 거

예술을 남기는 손가락

사람을 남기는 소리


사카모토씨!

고맙습니다


https://brunch.co.kr/@heesoo-park/294

음질: C여의도-58석 SoundX > L씨네마 연희동 Dolby Atmos > M상암월드컵경기장-342석 Dolby Atmos > M성수-279석 Dolby Atmos > 기타 일반 상영관

#라라크루 (1-3) #라라라라이팅 -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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