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흐름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있는 조선시대 영어교재입니다. 파닉스부터 음성학 수업까지 모두 응용 부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소장용으로도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으로 문호를 개방한 후 조선의 영어교육이 절실하게 필요하게 됩니다.
1886년 9월 고종은 정부주관 신식 영어교육기관인 육영공원(현 서울시립미술관)을 설립하고 미국인 교사를 고용하여 관리와 양반 자제에게 영어교육을 시킵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선교사들에 의해 배재학당(일반 백성 교육)과 이화학당(여성 교육)이 세워지면서 영어교육의 열풍이 확대됩니다.
1908년에는 지석영과 전용규가 영어교재를 집필하는데 정약용이 집필한 아동 한자학습서, 아학편을 기본으로 삼았습니다.
아학편은 1800년대 초, 조선 후기 실학자인 정약용이 전남 강진 유배지에서 아이들을 위해 집필한 2000자 한자학습서입니다.
지석영과 전용규는 한글로 알파벳을 읽는 방법과 한자, 한글, 일본어, 영어, 4개 국어로 단어들을 아주 정교하게 정리하였습니다.
재미있는 L과 R 발음 표기: Large --> 을나'쥐 vs. Rare --> 으레아
영어 발음을 한글로 표기한 부분을 읽어보면 놀랍도록 정확한 영어 단어의 소리를 익힐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발음과 말하기 위주였던 영어교육은 원어민 교사들이 일본인 교사로 대치되면서 문법과 작문 위주로 바뀌게 됩니다. 1920년 보성교 학생들은 일본인 교사의 발음 때문에 수업을 거부한 일화가 있다고 합니다.
이 조선시대 영어교재를 들여다보며 그때부터 지금까지 발음과 말하기 위주의 교육이 계속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그 당시에는 미국인 선교사 등 원어민들이 주로 영어 교사였던 시대였으니 과연 그들이 이 교재로 어떻게 가르쳤을까 하는 호기심에 자꾸 들여다보는 책이기도 해서 소개드립니다.
Speak English!
Don't just learn how to speak.
참고 자료 - 조선시대 영어교재 아학편 (누드사철제본), 저자 지석영, 전용규, 출판 베리북,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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