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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Apr 22. 2024

상식과 몰상식

주관적인 몰상식이 주는 상처

상식의 선에서 반드시 존중받아야만 하는 순간들이 무시되고 있다. 인적인 주관성을 존중하면서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찰이 부족한 시대를 살고 있다.


친절하게 상의할 수 있는 것에 다짜고짜 말꼬투리를 잡고 화부터 내는 건 그자의 고통이며 공포일 것이다. 먼저 소리치지 않으면 을이 될 거라는 공포. 비겁한 비명으로 상대를 제압하려는 스스로도 만용이라 알고 있는 옳지 못한 방법이다. 어디선가 당했을 부당함을 주변인의 미래에 입히는 위험한 짓이다. 우리는 학습한다.



교사와 학부모는 상하 관계가 아니다.


누구도 격앙된 전화를 직접 받아야만 하는 일방적인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 교사도 부모도 본보기를 보여야 하는 사람들이다. 가르치는 것은 숭고한 것이다. 스스로 자정작용이 가능한 거룩한 순간을 사는 사람들이 교사와 부모라고 믿는다. 그런 사람들이 교사가 되어야 하고 그런 사람들이 부모가 될 자격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턴가 귀가 퇴화되고 입은 불이 나있다. 더 든든하게 듣고 더 진중하게 듣고 살라고 뼈로 지탱해 열려있는 귀는 꾸역꾸역 닫아버리고, 부드러운 순살의 입술 색깔을 오해하고 그 안의 혀를 괴물로 부리며 살고 있다. 부드러운 입술, 세상을 향해 난 문을 조심히 다정하게 여닫는 배려와 인내가 필요한 세상이다.   




가끔 학습심리에 관한 특강을 한다. 불같은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꼭 전한다. 이는 아이들을 향해서 뿐만 아니라 세상을 향한 감정을 다스리는데도 유효하다.


1초의 규칙, 너무 감정적이 될 때 눈을 감고 크고 길게 한번 숨을 쉰다. 바깥세상을 받아들이며 자신의 온도를 식히는 것이다. 내 안에서 어쩌면 잘못 타오르고 있는 불길과 내 밖의 대체로 조화를 이루는 온도를 서로 맞추는 과정이다. 이성을 부르는 시간, 가장 간단하게 화를 누그려뜨리는 방법으로 배웠다. 실제 효과도 크다.


세상을 잘 살려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의 갈등을 잘 풀어야 한다. 감정의 온도가 치솟았을 때 부딪히면 그 불길은 자신에게 돌아온다.


조금 기다려도 좋다.

상의를 해도 좋겠다.

질문이어도 좋겠다.

제안을 해도 좋겠다.


귀는 둘, 입은 하나

끄덕이고 공감하고

바라보고 다독이는

그런 시간을 꿈꾼다.


아이에게도 기다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는 시간을 주고, 서로 상의하고 대화하며 질문하게 하고, 같이 살아가기 위한 상식을 바라보게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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