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Demian p.76, Hermann Hesse
베아트리체를 만나기 전 싱클레어의 방황과 고독을 읽고 쓰고 있다. 추한 내면에 괴로워하며 끊임없이 갈증하며 뭔가를 그리워하는 싱클레어가 가여워 닿지 않는 손을 서로를 향해 뻗으며 다가가고 있었다. 감정이 마주치는 곳에서 단어를 꺼내 기록해 둔다.
intense longing... a hopeless longing
격렬한 갈망... 그 끔찍한 그리움
인스타그램은 '그 끔찍한 그리움'을 꿀꺽 삼키고는 내놓지 않았다. 내가 그를 향해 바친 조공인걸 알아채고 마치 그가 자기인 줄 착각하고는 혼자서 그 그리움을 뜯어먹고 있나 보다. 너도 멀미가 심하구나.
'이미지를 로드할 수 없음. 다시 시도하려면 누르세요.'
나의 이미지와 그의 이미지가 다른데 무엇을 더 시도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이미 과거 내가 쌓은 이미지는 휘발하고 버그가 잡고 있는 이미지는 어딘가 사이버 구역의 죄수가 되었다. 지금 그 이미지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사이버의 무기수로 자유로운 버그가 되기를.
그렇게 같이 헐떡거리던 싱클레어의 한 줄기 숨은 사이버의 떠돌이로 그 끔찍한 그리움을 안고 날아다닐 것이다. 내가 마주하던 싱클레어의 고뇌와 고독이 조금은 가벼워졌기를 바란다.
a hopeless longing, intense longing...
그 끔찍한 그리움, 격렬한 갈망...
결국은 그것 때문에 살게 되는 거 아닌가. 그게 책이든 음악이든 데미안이든 그 어떤 사람이든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