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수공원 Jun 03. 2024

변화의 감지 /byənɑɛɡɑmʝi/

12주차 - 부교재 주제의 확장 논의

인지나 사고는 그 확장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틈 하나 없는 시멘트 벽과 같다. 60여 개의 눈을 바라보면서 어떤 경우는 홀수의 불균형마저 느끼게 된다. 한 사람의 앞을 향하는 두 개의 눈이 하나는 이해를 위해 앞을 보고 다른 하나는 옆을 보며 같은 것을 다르게 응용하는 능력이라고나 할까.


사람의 두뇌가 좌뇌 우뇌 기능이 다르고 과거의 활동으로 인한 지성과 감성의 쌓인 높이가 달라 받아들이는 깊이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한 사람 안에서도 그 뇌 속을 흐르는 감성의 색깔이 혼란스러울 수 있으니 그 독특한 마음의 렌즈는 좌로도 우로도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11주 차에 각 학생들이 부교재 주제 논의 후 제출한 보고서를 꼼꼼히 읽고 다섯 가지로 분류했다.

1. 말하기 속도, 톤, 장력의 조화

2. 의미전달을 소홀히 하는 감정전달

3. 화자와 청자의 기대와 갈등

4. 화자와 청자 이외의 대상의 존재

5. 읽기의 부재가 난독증의 원인


말을 잘, 제대로 하고 싶다에는 이의가 없다. 각 요소의 조합과 선호도에 대한 주제는 정답이 따로 있지 않은데 학생들은 너무 진지하게 답을 찾으려는 성향이 있다. 열린 채로 생각을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20대 초 대학생들이 꼭 경험해야 할 사고 활동이어서 그에 대한 독려 피드백을 했다.


감정의 폭에 따라 의미가 흔들리는 경험은 누구나 하게 된다. 마치 연극배우처럼 단 한 문장을 쏟아냄으로써 실제 상황의 이해가 가능하다. 어떤 때는 학생들 앞에서 핵심을 한 번에 보여주려는 욕심을 내기도 한다. 강의자로서 나 자신이 하나의 구체적인 예가 될 수 있는 것이 다행이다.

 

화자와 청자 사이의 기대와 갈등에 대한 주제는 처음에는 학생들이 많이 낯설어했다. 한 학생은 그런 건 결코 없다는 듯 단언을 하듯 보고를 해서 수업 중 같이 한번 더 논의하며 피드백을 주고 싶다. 결석하는 학생들이 있는 경우 어쩔 수 없이 다른 방식으로 반복 피드백을 해야 한다. 다른 듯 같은 현재성에 신경 써야 한다.


화자의 입장에서 대상에 대한 부담, 즉 그 대상이 실체로 존재할 때와, 그 장소에는 실재하지 않으면서 대상이 되는 경우, 대상에 대한 감정적인 거리와 시간적인 거리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길 바랐다. 논의에서 조금씩 다른 시공간적 확장이 시작되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부교재를 마무리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읽기의 부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낯선 세상 같았다. 아직 경험이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전혀 그럴 리 없다는 단언적이고 부정적인 언어를 사용한 다소 격한 보고서를 읽으면서 나는 나의 대학 시절을 떠올렸다. 그땐 그런 것이다. 나도 그랬다.


아쉬운 건 그때 누구라도 같이 풀어나갈 사람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나는 부정의 응어리를 오래 안고 살았다. 나는 현재 난독증의 아이를 가르치고 있다. 소리 내 읽기의 부재는 오래 쌓여 현상이 되고 그때 해결책을 찾기는 늦다. 다음 주를 위한 자료를 정리했다.


읽기의 부재와 난독증에 대해 이해하기 쉬운 정리가 필요하다. 가장 격한 팀의 목소리를 전한다.


소리 내어 읽기는 비효율적이다.

소리 내어 읽기는 사회적으로 덜 떨어진 부끄러운 행위이다.

소리 내어 읽기는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정말 그럴까. 흥미진진하다.


여러 보고서를 읽으며 가능성을 열고 진지한 토론을 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발화 시 대상의 배치와 함께 구조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감정선까지 고려한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기본 규칙에 갇히지 않아야 하는 것은 예술의 분야에서 특히 요구될 것이다.

대상이 기대를 담아 발화하고 그걸 받는 화자의 기대와 갈등은 다시 대상으로 전해진다.

화자의 '기대'라는 말이 신선하다.

목소리가 뒤통수라는 것은 듣는 상대뿐 아니라 결국 자신이 들을 때도 매질을 거치게 되므로 '진짜' 목소리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자신의 시선에서의 주관은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예술이지 않을까?


새로운 논점의 실마리가 보일 때마다 흥분하게 된다. 우리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 강의 계획 드래프트: 주차-교재-부교재-주제-질문

▣ 13주차 수업 - 생들의 간 피드백을 반영한 과제 및 활동의 조정 및 Q&A / 의미론 수업 전 언어와 문학(사투리로 번역한 문학 작품의 영향) 학생 발표 / 의미론 어휘의미 활동(반의관계, 수반, 모순문 팀활동) / 언어와 사회 학생 발표(성과 언어)

IPA(국제음성기호) 키보드 등 소리 전사 및 발음 자료

1. IPA 기호(이미지) - 영어 자료 / 한국어 번역 자료

2. International Phonetic Alphabet(IPA) Keyboard: https://www.internationalphoneticalphabet.org/html-ipa-keyboard-v1/keyboard/

3. IPA Reader: http://ipa-reader.xyz/

매거진의 이전글 미래의 깊이 /miɹɛeɡipi/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