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님과의 마음 글들을 모은 '내가 만드는 사전(2024, 주니어마리)'을 읽으며 가슴에 손을 얹기도 하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어요. 엄마와의 진한 애정이 다람이의 말 위에 춤추고 아빠에 대한 재미있는 상상의 단어가 큰 소리로 웃게 했어요. 오빠랑은 가끔 싸워주는 거 맞는 거예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체계를 잘 갖춘 사전형식으로 나와서 흥미롭습니다.
이 책은 초등학교 2학년 생의 눈높이에서 만들어졌지만, 언어를 사랑하고 그 중요성을 아는 엄마, 가족의 진한 깊이를 계속 이어가고 싶은 사람들, 특히 가족 모임을 가지면서 할 수 있는 게임 아이디어들도 얻을 수 있는 평생 소장할 멋진 책이에요.
저는 이 책을 받자마자 제가 가르치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이 줄줄 떠올랐어요. 돈이 최고라는 살짝 감성 부족의 초등학교 4학년 아이,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 언어 발달이 조금 느린 5학년 아이, 오래 언어치료를 받고 있는 6학년 아이들과 같이 게임을 했어요. 아주 간단하고 단순하지만 서로 발표하며 신났었어요.
이 책에 나온 단어와 그림 두 개, 고양이(p.10)와 핸드폰(p.72)을 스캔하여 잘라서 라벨지에 출력 후 종이 양면에 붙였어요. '이 두 단어를 처음 본 사람에게 설명해 주세요.' 간단한 미션에 질문도 대답도 다양했어요.
이미지에는 말도 들어 있고, 기분도 들어 있고, 행동도 들어 있고, 이것들을 실제 하고 겪는 사람들의 미래도 들어있으니까요. 말에는 상상하는 힘이 있고 말이 나오는 목소리와 시간 장소를 가늠하게 하니까요.
영어 수준에 따라 한국어로 쓰거나 영어로 쓰게 했어요. 카드를 걷어 제가 발표하며 서로 다르게 상상하고 소개한다는 사실에 아이들이 오! 와! 크게 웃고 박수치며 분위기 최고였어요. 좌뇌적인 체계, 우뇌적인 감성들이 드러나는 대답들에 놀라기도 했지요.
마지막에 국어사전적인 정의를 제가 읽어주면 아이들은 아하~! 그렇게 자신들의 말과 사전을 말을 비교하며 조금 더 이해를 넓혀가는 수업을 15분 정도 했어요. 이 두 단어 말고 다른 단어들은 또 어떤 게임을 만들까 궁리하며 지금 행복합니다.
좋은 책을 내주신 박선영 작가님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다람이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해요. 다람이의 감성과 그 언어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중이에요! 구름 물방울이 솜으로 내리는 눈, 배가 불룩한 풍선 사람, 뾰족한 송곳 같을 때가 있는 엄마, 사는 동안 가장 아프기도 한 가슴... 세상에 이런 언어를 쓰는 초등학교 2학년이라니요!
저희 가족이 모이는 주말에 한 꼭지씩 대화 주제로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의 영어교실 아이들과도 오래 두고 보며 같이 마음을 쑥쑥 키우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