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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Jun 27. 2024

하루 여섯 알

루틴 만들기

하루에 여섯 알씩 매일이면 한 달 평균 30일이니까 180알이 필요하다. 30알이면 5일 동안 필요하니 열흘에 60알이면 된다. 60알 12알로 나누면 5회가 된다. 한 번에 12알이 가능하니 열흘에 다섯 번, 음, 이틀에 한 번씩 불을 켜고 더 건강할 마음을 먹는다.


숫자로 계획하려니 머릿속에 슬슬 안개가 낀다. 그래도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를 잘해야 세상의 기본셈은 하며 무리 없이 살 수 있다.


가계부 쓰기를 포기한 건 덧샘 뺄셈에 실수가 많아서였다. 분명 다 썼는데 얼마간씩 비는 액수가 있으면 '떡사먹음'이라 쓰라는 규칙을 정해준 그는 가계부 한 페이지 군데군데를 장식하는 '떡사먹음'에 헛웃음을 치곤 했다.


진짜 떡이라도 사 먹었으면 덜 억울할 텐데 허수 같은 '떡사먹음' 기록에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졸을 뿜으며 꽤 많은 시간을 보냈다. 포기했고 편해졌고 그가 나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가 되었다.


더 오를 산이 있다. 한라산은 계속, 지리산은 도전, 2024년 목표다. 천왕봉 당일을 위해 근력 운동의 체계를 잡기로 했다.


단백질이 부족하단다. 고기도 안 먹고 단백질제는 챙기지도 못한다니 기가 찬 트레이너의 표정에 미안했다.


'그럼 달걀은 드시나요?'

'와, 달걀 엄청 좋아해요!'

'그럼 아침에 알, 저녁에 알로 하죠.'


기본 하루 필요 단백질이란다.


귓등으로 듣다가, 낯선 '알'이라는 단위가 마음에 걸린다. 달걀이라 '알'인 거야? '개'아닌가?


달걀 한 개, 두 개,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달걀 한 알, 두 알도 많이 쓴다. 직업과 관련해서 달걀 한 구, 두 구 , 역시 사용하는 단위다. 시체도 아니고 동그라면 다 구로 셀 수 있는 건가? 질문 투성이다.


개별로 셀 때, 개/알/구, 10개 단위는 꾸러미, 30개 묶음은 판이란다.


매일 여섯 알씩 나의 단백질을 쌓아갈 달걀, 반숙으로 한 번에 서너 개는 먹을 수 있다. 달걀 한 개 당 60g 정도다. 나는 다행히 달걀귀신이다. 하루 여섯 알 정도쯤!



압력밥솥에 찜기를 올린다.

수돗물 300ml를 붓는다.

개당 평균 60g의 달걀 12개를 올린다.

압력밥솥 칙칙 후 3분 더 찐다.

3분 후 불 끄고 김을 모두 뺀다.

얼음물에 넣어 열기를 식힌다.

노른자가 흐르는 반숙을 즐긴다.


매일매일 즐겁게 달걀 여섯 알, 허벅지 근육 벌크 업! 2024년 반드시 지리산 천왕봉을 오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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