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좋아하지 않아, 무료라도 눈길도 안주지만 어떤 때는 오기가 돋기도 하지. 너의 무료를 다 긁어서 온통 모두 모조리 깡그리 다 퍼다가 야곰야곰 끝까지 쓰고 나면 너는 망해버리고 말 테지. 내 야비함의 끝을 보고 싶지 않으면 이런 팝업 광고 보내지 마. 너의 구걸스럽고 사나운 두드림에 영혼마저 지친다.
급하지 않게 생각하며 살고 싶다.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라도.
내가 아끼는 곳이면 메뉴에 있는 그대로 주문하고 즐기고 계산하고, 그리고 감사합니다, 그러고 싶다. 할인, 포인트, 이벤트, 무료, 무한 리필, 광고지, 그런 거 하지 않아도 단 한 가지 품목으로도 든든하고 세련되게 서로 웃으며 행복한 곳에 들르며 여유롭고 싶다.
터덜거리며 상심하는 마음에 어수룩해지는 골목을 걷다가 수십 년 된 허름한 잔치국수 가게에서 파와 달걀향이 듬뿍 나던 뜨끈한 국물을 벌컥이며 얼마나 눈물을 참았었던가. 삼천 원 내고 나오며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할 때, '기운 내, 사는 거 별거 없어, ' 하시던 할머니 눈빛은 평생 못 잊는다. 그 잔치국수가 삶이다.
여행 중에 허탈해져 의미 없이 헤매다가 가장 가까운 멋진 식당에 들어가, 친구의 전화 목소리에 고개 들고 들어갔던 중국레스토랑, 정통 중국 의상에 세련되게 반짝거리는 쟁반을 들고 주문마저 귀족처럼 우아하게 받아갔던 그곳의 자부심을 기억한다.
커다란 6인용 테이블에 혼자 앉아 조용히 마음을 다독이며 먹었던 희귀한 물고기 수프와 따뜻한 야채찜, 내 월급을 뭉텅 덜어 음식값을 내고도 삶이 끝나기 전에 한 번쯤은 더 오고 싶다 생각했던 정갈하고 품위 있는 그런 곳을 품고 산다.
돈을 산더미처럼 벌고 싶은 세상에 산다. 돈이 떼로 몰려다니며 천박한 금박 옷으로 변하고 나 여기 출신이야 악을 쓰는 가방과 신발과 자동차...
사람의 급이 숫자로 정해지고 있다고 착각하게 하는 자본주의사회가 마음을 돌보는 산업을 융성하게 하고 있다.
코 묻은 돈
상처 난 돈
사기 친 돈
썩은 돈
아픈 돈
슬픈 돈
네 돈
내 돈
재래식 화장실 바닥에서 나는 철푸덕 poop! 소리처럼 오늘도 컴퓨터 켜자마자 해내고야 말겠다는 구걸 아우성으로 시작하는 광고를 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