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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헤이븐

에필로그 5-5

by 희수공원 Feb 27. 2025

Blue Haven

푸른 안식처,  피난처로 읽히는 '블루 헤이븐, ' 그 푸르고 미완성인 매일의 불안함을 안는다. 조금씩 기울어지는 감성 사이에서 길을 찾으려 안간힘을 쓴다.


이제 정말 끝이라 생각하니 가눌 마음도 다 사라져 버린 것 같다. 이렇게 허전하다니, 상상하지 못했다.


눈을 뜨면 가끔 흑백으로 보이는 세상에서 당황 속에 기다리는 색깔이 다. 책 등마다 다른 색깔, 다른 모양, 다른 폰트에 하루의 기대가 스민다.


오늘은 어떤 일이 일어나고 그 일은 어떤 색깔일까. 소설의 마지막 에필로그 수놓을 관계의 종료를 예고한다. 이상하게도 꿈에서 내내 통곡을 한 듯 부은 눈이다. 눈두덩이에 수를 놓아서 그런가 보다.


내 소설의 그녀는 남은 사람들의 평안과 행복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조용하게 마무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불명확한 의지와 래의 시간이 슬퍼질까 겁을 먹고 로 물러난 것이기도 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다른 방향을 보아야 하는 것은 고문의 삶이다. 존재만으로 사랑하는 것이 대체 가당키나 한 건지 소설 속의 동후는 여전히 비현실적이다. 그런 비현실이 현실이 되어야만 하는 사랑은 엄연히 존재한다. 자꾸 밀어낼수록 어디로 떠내려 가는지 알 길은 더욱 없다.


현실 속 나 자신의 누추를 고결한 듯 더 깊숙하게 묻으며 살아가는 방식으로 글을 써온 것도 같다. 하지만 정작 지금의 나는 고결은커녕 공허 속에서 소설의 동기와 시작과 그 푸른 안식처를 마무리한다.


오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서 깊은 시간들을 행복하게 다 지나와 문득 깨달은 고독으로 유서 같은 하루를 정리한다. 오늘 그러길. 내일도.


현실의 비루와 글로 써 내려간 이상의 차이가 클수록 예술가가 된다. 그래야만 하는 것 같다. 끊임없이 상처를 덧내며 새로운 고통을 견뎌야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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