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32 댓글 8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읽는 사람들

에필로그 5-2

by 희수공원 Feb 24. 2025
아래로

소설을 발행하면서 들었던 초기 피드백을 기억합니다. 부정적인가 싶다가도 긍정으로 받아들이고 때론 중립적이다로 정리합니다.


   "시작이 뭐가 이래?"

   "표현이 이해하기 어려워."

   "모든 소설은 자전적이에요."

   "자신의 이야기가 가장 뜨겁죠."


아이들 가르치다 다쳐 손가락에 감긴 밴드에 배어 올라온 핏자국을 아는 가족들, 주인공의 이름, '희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려나보구나 간파한 분들이 저의 첫 독자들입니다. 그들의 온기가 깊은 사랑이 되었어요.


특히 가족은 제가 '브런치'라는 플랫폼에서 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이러쿵저러쿵 오타 났다 뭐가 이따위냐, 그러면서도 소설 끝까지 저를 따라온 귀한 사람들입니다. 들이 저의 글을 매번 꼼꼼하게 읽고 '라이킷'을 달아 줍니다. 제 글의 수위에 대해 표현의 적절성에 대해 뇌구조의 기이함에 대해 꼬치꼬치 피드백을 합니다. 귀에 담으며 고뇌하며 눈도 입도 삐죽거렸던 시간을 잊지 못할 거예요.


누가 읽으려나 싶었습니다. 사실 브런치의 형식이 집중하며 쭉 읽어 내려갈만한 친숙한 구조가 아니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다른 작가분들도 외부 독자분들도 제 글을 읽으리라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가족이 아닌 다른 분으로부터 첫 댓글이 달리면서 장이 통째로 타서 날아가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촘촘히 읽어야만 알 수 있는 감성들을 꺼내 보듬어주는 댓글에 눈물이 났어요.


쓰던 글이 갑자기 더 재미있어지거나 반전이 폭풍 같은 소설이 아니어서 순전히 저를 위한 글쓰기라고 생각하다가 누군가 읽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띄어쓰기 하나도 신경 쓰게 되더군요. 그렇게 조금씩 정신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쓰고 쓰고 또 쓰고 쓰면서도 쓴 글이 여전히 모자라다 생각하니 좌절과 당황이 항상 구처럼 따라다닙니다.


여러 종류의 사랑에 대해,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싶었던 찰나들에 대해 살금살금 수위 조절을 하면서 혼자 속으로 웃곤 했습니다.


브런치는 모든 사람들이 건전하게 읽어 나가며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는 일상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누군가 그러더군요.


글이 공간에서 읽힐만한지 여전히 혼란스럽고, 발행해 두고 좌절하기 일쑤입니다. 어느 유명 작가의 말처럼 뼛속까지 들어가 쓰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마음의 밑바닥까지 들여다보며 진솔하게 비우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그러면서 기어이 살아가는 겁니다. 읽으면서 힘을 얻는 지금이 좋습니다.


저를 구독해 주시고 라이킷을 달아주시고 읽어주시는 분들 덕분에 매일을 더 다독이며 글을 씁니다. 저를 읽어주시는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전 06화 홀씨로 날아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