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가세요

흔하디 흔한 구두점 - 프롤로그

by 희수공원

[영화] 시라트 by 올리비아 라세 감독, 2026


'어디 가세요' 다음에 찍을 구두점을 지금 당장 선택해야만 한다면 엄청난 패닉에 빠질 것이다. 구두점 하나에 덕지덕지 붙을 이야기의 색깔은 모두 다르다. 비겁했지만 초라했다가도 초연했다가 무심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삶에 닥치는 폭풍에는 순서가 없다. 초탈한 듯 꼿꼿하다가도 비루해지기 일쑤다.


심판의 디폴트는 선택이다. 천국과 지옥의 디폴트도 선택이다. 내가 널 선택한 이유는 그게 디폴트라서, 죽음까지. 지옥과 천국과 심판과 죽음의 옳은 순서는 없다. 혼재의 레이어드룩, 우리가 사는 삶이다.


① ?

② .

③ !

④ ,

⑤ ...

⑥ :

⑦ ;


일곱 개의 현을 타며 생각한다. 보이는 것이 일곱이라도 사이의 스펙트럼에 얼마큼의 폭풍과 공허의 본질과 고질적인 기질이 틀어박혀 있을지 모를 일이다. 보이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맹점의 존재를 잊지 않는다.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그 비어있음의 존재를 전혀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 독하게 깨달아야 한다.



사진 from IMDB (International Movie Data-B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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