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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선 Jan 25. 2022

사랑이 뭐냐고?   계속 생각하는 중입니다]

3주 전 입니다.

요한복음 15장 9-17과 고린도전서 13장이 주일예배 말씀이었습니다.


예수께서 서로 사랑하라시며 '아버지의 사랑',

'그 아들의 사랑',

'자기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 사랑' ㆍㆍㆍ

사랑에 관해 말씀하셨고,

바울 역시 사랑장이라 불릴 만큼 사랑에 관한 말로 고린도전서 13장을 채웠습니다.


"도대체 사랑이 뭡니까?"


목사님의 짧은 설명이 끝나자 교우 한 분이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기껏 예수님이 여러 말로 사랑을 말씀하셨고, 우리가 그 사랑이 뭔지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ㆍㆍㆍ


사랑이 뭐냐고?라니!


저와 우리 중 누가 교회에 출석한 이래로 이 본문을 읽고 이렇게  물은 사람이 있었던가요?


그분이 말을 이어갔습니다.

"사랑이란 게 얼마나  추상적인 겁니까?

오죽 답답하면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13장에서 "사랑은 오래 참고~  "라고 나름대로 설명을 했겠습니까?"


교우들 모두 잠잠했고,

저 역시 말  할 게 없어 그렇게 물은 교우가 무슨 말을 더 할지 듣기로 했습니다.


그리고는 교우들 모두 사랑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이야기했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이후 저는 계속해서 '사랑이란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마 다른 교우도 그러고 계시겠지요.


세상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폭력이 행해지고 있는지요.

부모와 자녀,

애인, 부부, 스승과 제자, 교사와 학생, 목사와 교인, 인류와 지구 자연ㆍㆍㆍ

사랑이라는 말을 갖다 댈 수 있는 수많은 관계 혹은 행위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랑을 빙자한, 드러나지 않는, 사랑이 아니라고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폭력이 얼마나 많이 난무하는지요.

그래서 예수님은 가장 큰 사랑을 말하면서 친구 간 사랑을 언급하신 게 아닐지요.

 

"내 계명은 이것이다. 곧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친구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너희에게 하라는 것을 하면 너희는 내 친구다.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 부르지 않을 것이다. 종은 주인과 비밀을 공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너희를 친구라 부른다. 내가 아버지께 구한 모든 것을 말했기 때문이다" <필립스성경 요15 12-15>


사랑이란 무엇일까 계속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씀이 과거, 현재, 미래에도 진리라면,

누구에게나 진리라면,

시대가 변하고, 대상이 바뀌며, 말씀의 대상과 상황에 따라, 내용 역시 살아움직여야 하겠지요. 달리 해석이 가능해야 할겁니다.

내가 만나는 대상이 하나하나 다르고, 대상이 확대됩니다.

사실 아버지의 계명, 예수님이 우리에게 하라 하신 모든 것도 해석해야 하는 거지요.


지난 주 제가 출석하는 교회 주보에는 갈렙, 단풍, 세찌  이렇게 셋을  교우로 등록시켰는데요.

반려견들입니다.

사랑의 대상이 확대되는 거지요.


누군가를 생각할 때,

그를 사랑한다는 게 뭘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딸과 사위를, 손자들을, 남편을, 나 자신을ㆍㆍㆍ

만나는 분들을,

꽃과 나무와 동물들을,

ㆍㆍㆍ


****


세상에 유일무이하지 않은 게 없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보통의 이런저런 교회와는 조금은 더 다른 교회에 속한지 2년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2년에 걸쳐 친구가 되어가는 중입니다.


사람 재적은 9명이지만 출석은 7~8명, 그러나 4월이 되면 그중 1명은 카나다로 돌아가고 다시 7명이 됩니다.

이중 1명은 자칭 무신론자(가끔 본인도 과연 내가 무신론자인가? 묻습니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고, 힘든 시기에는 찬송가를 불렀던 기억이 있는 겁니다. 그는 다만 인격적인 신을 믿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 그중 1명은 출석한지 한달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갈렙과 단풍, 세찌의 말을 들을 수는 없으나,

사람 교우들은 일방적인 설교가 아니라, 말씀을 들은 후,

말씀을 나누면서 유익을 얻고 있습니다.


사랑이 뭡니까?

계속 생각중입니다.


사랑이란?

아마 적어도 일방적이지는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친구는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니까요.


이 닭이 한동안 내 머리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치킨을 먹을 때 계속 불편한 마음이 유지되면 좋겠습니다.

편한 마음으로 먹게 되는 일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보면 덜 먹게 되겠고,

그러다보면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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