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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선 Jun 15. 2022

몸을 돌아보는 시간 2-3

당분간 수영장 대신 사당동에 있는 정형외과로 간다. 지난번 의사에게  책을 건넨 것이 그야말로 민망하다.


지난 번 치료 잘 받고 가셨나요? 좀 어떠세요?


네 조금 나아진 것 같습니다.


똑같은 치료 받고 가시지요.


네.


주신 책 잘 읽고 있습니다.


네.


너무 민망해서 선 채로 답하고 진료실을 서둘러 나와야 했다.


'왜?'

충분히 친밀한 관계가 아닌 상대.

그 상대의 부탁이 아닌 나만의 의지로 뭔가를 줌으로써 상대가 느낄 수 있는 부담이 그야말로 불편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어린? 젊은 시절?

내가 단골을 만들지 않아왔던 이유와 관련있는 것 같다.


단골 손님과 단골 상인 간에 의리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 그 부담으로 인해 나의   자유가 제한될 지 모른다는 작은 두려움.

혹 책을 받은 분이 본인 의사와 달리 단골 고객의 책을 할 수 없이 읽고 아는 척하는 부담을 안겨준 것. 신세지는 것을 극히 싫어하는 자라지 못한 내 성품으로 결국은 내가 갖는 부담감이 싫은 것이다.   


그러한 내 천성을 거슬러가며 모르는 상대를 불쑥 찾아가고, 불편과 어색함을 겪어내며 결국은 친밀함을 만들어가는 나의 또다른 모습이 이중적이다.


<몸을 돌아보는 시간>을 쓰며 체외충격파 치료기와 치료 시간을 분명히 알기 위해 병원에 전화를 할까? 했지만 내 기억으로 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치료사에게 물었다.


제가 받는 체외충격파치료는 보통 몇 분을 받는 건가요?


늘 같지는 않구요. 타수만 정해져 있어요.

3000타예요. 3000 타가 끝나면 치료가  끝나는데요. 대략 10분 안쪽이예요.


<몸을 돌아보는 시간>에 한 부분에 10~15분씩 등과 허리 합해 25분 정도라 썼다.

잘못 썼다.

각각 10분 내외로 두 곳 20분이 조금 못된다고 해야 했다.


여전히 모르는 게 많고 조금씩 더 알아간다.

몇달 전 통증이 극도에 달했을 때,

그러니까 수영장에 다시 가기 시작하기 전, 전신마사지를 받았다.

그때 마사지를 받은 후 근육이 편해지는 대신 도리어 경련이 일어났다.

뭐지? 했다.

몇 날에 걸쳐 근육에 경련이 계속되다가 상태가 진정되며 좋아졌다.

토요일 체외충격파치료후에도 그랬다. 경련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치료받은 곳이 불편했다. 근육이 아려온다고 할까? 얼얼하다고 해야 할까? 정확히 표현할 언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진정되었다.

마사지건 체외충격파치료건 그 효과가 치료 후에도  철판처럼 굳어있다고 한 그 근육에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는 걸 이번에서야 알았다.

 

남편 병원 예약을 했다. 두 분께서 도움을 주셨다.

두 분 다

증상을 들으시고, 신경과를 권하셨고,

바람직한 의료진을 알려주셨다.

서울대병원은 특진의 경우 아무리 빨라도 12월 중순,

전문의 경우도 9월 중순이다.


이곳저곳 전화를 했고,

가장 빠르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이대서울병원. 7월 7일로 예약했다.


<몸을돌아보는시간2>는 세상에 나오지 않아도 되기를 바라면서도 이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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