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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선 Mar 18. 2023

일상 2023. 3. 18

3/18

자는 동안, 한 시간 간격으로 눈을 떴다. 그때마다 ‘재생불량성빈혈’이 몸을 가득 채웠다. 작년 10월 23일 새벽에 눈을 떴을 때와 똑같다. 작년 그날에는 ‘골수이형성증후군’이 몸 안 가득했다. 그리고 이후 그것이 내 몸 안에 지긋이 내려앉았다. 그리고는 오진일 수 있다는 다른 병원 다른 의사의 한 마디에 녹아버렸다. 그리고 이제는 재생불량성빈혈이 같은 일을 하고 있다. 작년 ‘골수이형성증후군’이 나와 남편의 겉으로 드러난 분위기 아래에서 보이지 않는 어떤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는 재생불량성빈혈이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비용에 자유로울 수 없어, 산정특례제 대상이 되는지 궁금했다. 지난 골수검사비는 산정특례제 혜택을 받고도 66만 원을 지불했다. 며칠 전 중간에 추가된 검사를 오늘 진료 후 수납하라는 연락이 왔다. 은근히 걱정되는 게 당연했다. 수납하려니 검사비는 4만 원 정도, 어제 당일 진료비와 피 검사비 포함 모두 8만 원이 안 되었다. 영수증에 찍힌 진료비 코드 번호 193. 여전히 산정특례제 혜택을 받은 것이다. 원래 150만 원 정도 내야 하는데 이 중 5%만을 낸 것이다. 

재생불량성빈혈도 산정특례제 대상이 되는지 지식 IN에 물었다. 중증인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답이 올라왔다. 유투브에는 경증인 경우 6개월 정도마다 관찰한다고 했는데, 남편은 두 달 뒤에 보자고 했다. 경증이 아니라, 혹시 중증인가? 

잠에서 깬 남편이 말이 없고 일어나지 않는다. 그 마음이 어떤 것일지. 짐작은 하지만 나는 모른다. 그러나 나라도 밝아야 할 것 같다. 남편 침대로 들어가 누우며 그의 팔을 베게 삼아 벤다. 그리고 웃긴다. 그러다 보니 또 웃음이 나온다. 


색상이 화려하고 건강한 식탁으로 아침을 차려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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