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희선 Apr 23. 2024

4월 21, 22일

헬스를 6개월 등록하니 무료로 50분 수업을 2회 해준다. 이런 게 pt라는 건가 보다. 첫 회에는 내 경우 좋지 않은 승모근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상체 운동을 배웠다. 매우 힘들었으나 그래도 해볼 만했다. 오늘 2회차에는 하체 근육을 위한 운동 3가지를 배웠다. 쿼터, 하프, 풀 스쿼트가 있다고 했다. 완전히 두 다리를 벌리고 완전히 앉으라고 했다. 그러니 풀 스쿼트 자세인가 본데, 그건 내게 불가하다고 하면서 그래도 하라는 대로 했다. 역시나 앉는 것부터 어려웠지만 일어설 수가 없다. 2년 전쯤인가 남편과 함께 단양에 갔다. 그곳에서 공중화장실에 갔는데 좌변기가 없고 양변기만 있어 어렵게 어렵게 앉아서 일을 해결했지만, 도무지 일어설 수 없어 남편을 큰 소리로 불러 그의 손을 붙잡고야 일어설 수 있었다. 그 이야기를 하며 할 수 없다고 하니, 그러니 일상을 살아가려면 해야 한다며 의자를 뒤에 놓고 하프 스쿼트를 하게 했다. 한 세트에 10회씩 무려 4세트를 한다고 했다. 정신이 나갔고 영혼을 챙길 수 없었지만, 1세트, 그리고 2세트를 해냈다. 그리고 3세트를 4번에 나눠 겨우 했고 결국 4세트는 포기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이미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그것으로 다가 아니었다. 두 가지를 옮겨가며 두 가지 하체 근력 강화 운동을 더 했다. 기구에서 내려왔을 때, 전신이 후들거렸고 주저앉을 것 같았다. 더 무서운 건 혹 어지럼증이 올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었다. 무서운 어지럼증. 그걸로 응급실과 입원실을 거듭 다니게 한 그 어지럼증. 어디라도 눕고 싶지만 눕지 않았다. 누웠다 일어나는 그 순간 나를 어지럼증이 나를 덮칠 것만 같아서. 후들거리는 다리를 끌고 런닝머신에 올라, 아주 천천히 걸었다. 아주 조금만 하고, 어떻게든 샤워를 하고 어떻게든 집으로 가야 한다고. 꾸역꾸역 물을 마시고 그저 물만 뿌리는 샤워를 하고, 조심조심 옷을 입고,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집에 왔다. 등 한가운 데가 뭔가로 막힌 듯 답답해 그곳에 파스를 붙였다. 그리고도 눕기 무서웠다. 당을 충전해야 할 듯했다. 하나 남아있는 천혜향을 먹고, 그리고 점심상을 차렸다. 꾸역꾸역 먹고도 누울 수 없었다. 밖으로 나가 아주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미세먼지 하나 없는 맑은 공기를 들이쉬고, 집에 돌아와 그제야 마음 놓고 침대에 누웠다. 그렇게 하루를 소진하고도 전신이 불편했다. 오늘 아침까지도.

나라는 사람이 워낙 체력관리가 안 된 사람이라 그럴지 모르겠다. 사실 여행 후유증이 길다. 책을 붙잡는 데 시간이 걸렸고, 글을 쓰는 데는 더 시간이 지나야 했다. 평상시보다 늦게 일어나고 있다. 수면이 다시 불규칙해 하루걸러 수면유도제를 복용하고 있다. 이전만큼 책도 읽지 못한다.

그럼에도 마감은 지키는 편이라 여행 전에 청탁받은 원고 한편을 완성해 보냈고, 여행에서 돌아오면 수정해 보내기로 한 원고를 출간 기획안과 함께 출판사에 보냈다.

과연 출간이 가능할까? 원고를 보면 볼수록 자꾸 자신이 없어진다.

그럼에도 오늘 기를 쓰고 배운 운동 중 정도를 가볍게 해서 상체 운동 둘과 하체 운동 하나를 하고 왔다. 허벅지가 당겨 앉고 일어서기가 무척이나 힘들지만, 그만큼 운동한 거니 뿌듯하다. 다만 왼팔 어깨가 몹시 아픈 건 내가 잘못된 자세로 운동을 한 건 아닌가 살짝 걱정이 되긴 한다.




얼마 전 세션 만료라며 페이스북 계정이  보이지 않았다. 컴맹이라 이리저리 해봤지만, 문제가 있다며 접속할 수 없었다. '까짓 것 페북 안 할거다. 시간 뺏기지 않아 좋지' 라며 튕겼지만, 당장 내 기록들과 사진들이 아쉬워 새로 계정을 만들었다. 새로 만든 계정으로 페이스북을 하려니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분들의 피드가 보인다. 반면, 내 계정이 해킹당한 것으로 아시는지 과거 친구분들이 친구 신청을 받아주지 않는다. 친구를 신청하려고 하는데,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어떤 분들에게 친구 신청을 할지 머뭇거리게 된다.  내 경우 페이스북은 무덤이기도 한데, 후에 내 무덤을 찾을  가족들이 무덤 두곳을 찾아야 한다. 제일 큰 어려움이 있는 데, 나만 보기로 설정되어있는 내 피드를 나조차 확인할 수 없다.

작가의 이전글 4윌 9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