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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est Feb 24. 2022

당신이 꼭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야 할 어떤 이유

한갓진 날이었다. 느지막하게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집안일을 했다. 정비소에 가서는 엔진오일도 갈았고, 다시 시작할 운동할 장소를 알아보느라 여기저기 전화도 돌렸다. 이게 다다. 뭐 다른 특별할 게 없는 하루다. 어제도 그제도, 지난주도 그 지난 주도, 심지어 지난달도 그 전 달도. 이렇게 마음을 먹고 브런치에 글이라도 쓰는 것이 오늘 내가 했던 가장 생산적인 활동이 아닌가 싶다. 물론 뭐 사람이 꼭 생산적인 활동을 하면서 살아야하느냐고 묻는다면 딱히 대답할 건 없다. 그러나 그렇게 장자(莊子)처럼 살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또 공자(孔子)처럼 어떻게든 세상에 쓰임을 받지 못해 안달인 사람도 있다. 내가 그렇다. 꼭 세상의 쓰임을 받고 싶다고 할 것까진 없겠지만.




이제는 무슨 일을 해야 하지, 무슨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은가 생각하다 보면 따라오는 가장 큰 제약은 시간이다. 나는 회사원이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결국 퇴근한 뒤 혹은 주말의 여유시간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그 시간이 적다는 얘기는 아니다. 여기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피로감. 이제 나는 마흔이다. 예전에 첫 회사에 들어갔을 때는 (그때는 몰랐다.) 20대여서 에너지가 넘쳤다. 지금보다 더 많은 일을 했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났고, 더 일찍 일어났고, 덜 잤으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에너지를 쏟는 게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뭐, 어쩌면 내게 열정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럴지도 모른다. 여전히 어떤 일이 가장 하고 싶은지 찾지 못했으니.


요즘은 근무형태가 다양해져서 이런 글을 적는 게 맞을지 모르겠지만 회사원인 경우 우리는 깨어 있는 시간의 가장 많은 부분을 그리고 가장 많은 에너지를 회사를 위해 쓴다. 나를 예로 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에 갈 준비를 하고 회사에 가고 일을 하고 퇴근해서 집에 올 때까지 하루에 평균 거의 12시간 정도는 회사와 관련된 일에 시간을 쓰는 것 같다. 잠 자는 시간 8시간을 빼면 남는 시간이 뭐가 있을까. 이렇게 적고 보니 4시간이나 남아서 그렇게 적지 않은 듯 보이지만 회사에서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널브러져 있다 보면 그 시간도 후딱 간다. 결국 회사와 일을 빼놓고는 평일의 내 삶은 거의 없어지고 만다.


이렇게 될 줄 몰랐던 게 아니었다. 실은 나는 이렇게 될 거라는 예상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했다. 내가 왜 교수가 되고 싶었는가 하면 그때 당시에도 내 생각에 교수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면서 내 삶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게 너무 아깝게 느껴졌고 남은 시간에 나를 위한 뭔가를 한다는 게, 실은 나를 위해 하는 무언가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데 일주일에 닷새를 (그때는 닷새 반이었다.) 남을 위한 시간을 살고 나머지를 나를 위해 보낸다는 게 맞지 않아 보였다. 우스운 얘기지만 나는 이런 문제를 아주 어렸을 적에 깨달았다. 물론 나는 내 꿈에 실패하고 말았지만.




일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이 일을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돈을 벌기 위해. 그리고 이조차도 하지 않으면 내가 지금 특별히 할 것도 없으니깐. 실은 나는 돈을 번다기보다는 (내가 갑부라는 뜻은 아니다.) 시간을 때우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 일하지 않고 시간을 보낼 때 가끔은 너무 좋았지만, 대부분은 너무 지루했다. 특히 내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는 사람이라는 게 정말 괴로웠고. 만약 내가 하고 싶은 일, 신나게 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괜찮았을텐데 나는 일단 무어라도 붙잡아야 했던 셈이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지만 시간이 너무 아깝다.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특히 이제 나는 젊음을 거의 잃었고, 시듦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 금쪽같은 시간을 이렇게 밖에 보내지 못하고 있다니.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은 돈이 너무 좋을 수도 있다. 그럼  버는  자체가 그렇게 기분상하고 실망할 일은 아닐 것이다. 지금 일과시간 중에도 당신은 돈을 벌고 있는 셈이니. 그런데 모르겠다.  어쩔  없이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까. 나는 이쪽이  많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고. 그렇다면 우리는 돈을 버는  말고 다른 어떤 하고 싶은 일이 있다. 분명히. 우리를 즐겁게  주는 어떤 . 남는 시간에 꾸역꾸역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일을 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일을 한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회사에 가는 일도 아주 기쁘고 보람찰텐데. 어쩌면 회사에 가는 시간이 너무 신나고 기다려질지도 모른다. (이렇게 쓰고 보니 조금 사이코패스 같기도 하네.)


나는 얼굴도   없는 아담과 하와 때문에 어쩔  없이 일을 해야 한다. 그것까진 인정하고 받아들일  있다. 사람이란 다른 동물에게는 없는 권태와 지루함이 있으니까. 그런데  삶인데  삶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나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남과 내가 어쩔  없이 해야 하는 일에 쏟고, 정작 내가 하고 싶고 즐거워하는 일에는  자투리밖에   없다고 하면 너무나도 아쉽지 싶다. 대부분의 많은 사람이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은 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게 좋은  아니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당신만은 꼭 당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걸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도 온전히 당신을 위한 날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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