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6
오늘도 7시에 눈이 떠짐. 회사 다닐 때는 그렇게 아침에 일어나기 싫더니만.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자자며 알람을 뒤로 미루기도 했는데...
아침부터 보슬비가 내린다. 아침식사되는 집을 알아보기 위해 한참을 걷는다. 그렇게 발견한 삼무식당. 거기서 고기국수를 시킴. 고기도 넘 풍성한데 국물도 깔끔하면서 진국이다.
비가 오니 나가기 싫다. 더 침대 위에서 뒤척거린다. 비 오면 걷기가 싫거든. 여긴 산티아고처럼 순례자는 연박이 안되고 아침 8시면 무조건 Check-out 해야 하는 곳이 아니거든. ㅎㅎ
점심을 먹기 위해 숙소 바로 옆에 있는 식당으로 갔는데 밥도 떡지고 미역국도 별로였다. 입맛만 버림. 다시 안 갈 각.
비도 그쳐 차를 몰고 삼양해수욕장을 찍고 함덕해변으로 가기로 했다. 검은 백사장 삼양해수욕장에서 몇 명이 서핑을 즐기고 있다. 아직은 추울 텐데. 파도도 그리 세지 않고.
오랜만에 찾은 함덕해변은 여전히 좋다. 카페 델문도는 주차장 들어가기도 힘들어 포기하고 해변을 산책하다 오른편에 나지막한 봉우리를 발견했다. 서우봉.
산책코스가 1시간 남짓이라고 해서 올라가 보기로. 이게 걷기로는 첫 올레길 워밍업이랄까? 경사는 제법 가파르다. 언덕 중간쯤에 유채꽃밭이 잘 조성되어 있네. 나도 사진 하나 찍었지.
서우봉 둘레길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니 일제시대 일본이 조성한 진지동굴이 보인다. 거기 내려가려다 그만 미끄러지다. 흑. 무릎이 살짝 까졌다. 이미 전투력 저하로 손전등이 있음에도 불구 동굴은 입구가 넘 비좁고 어두워 들어가는 것을 바로 포기하다.
그리고 걸어 걸어 서우봉을 찍고 제 2,3 산책로를 거쳐 망오름에 오르다. 정상에 조성된 묘지가 정겹게 느껴지기도. 하긴 해발 100미터 되는 나지막한 오름인지라. 그래도 1시간 오르니 땀은 제법 나네.
사실 서우봉은 올레길 19코스에 있는 곳이다. 올레길 걷는 올레꾼들도 제법 보인다. 나중에 나도 이 길을 걷게 되겠지. 그때 다시 걸어도 정겹겠다.
서우봉을 내려오면서 바라본 함덕해변은 일몰 즈음이라 장관이다. 파도도 제법 치는데 그 물결이 멋있었다. 근데, 하필 이때 회사 HR에서 연락이 온다. 3월 말 퇴사에 따른 2020년도분 인센티브와 퇴직금 이슈가 해결 안 되었던 터였는데 잘 해결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백수인데 주머니가 조금 차니 기분이 안 좋을 수 있겠는가?
그 기분상태를 유지하며 다시 차를 몰고 이마트 신제주점에 먹거리와 주방용품 사러 왔다. 우리나라 간편식 왜 이케 잘 되어 있는 고얏. 프라이팬, 도마, 칼, 후추, 소금에 고기도 구매했다. 무려 24만원 나옴. 허걱. 곳간에서 인심 난다라는 말은 진리인 듯. 아직 입금된 것도 아닌데.
샤워하고 맥주 한잔하고 LINK 가격 확인함.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