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반점을 읽고

꽃 보다 아름다운 섹스

by 메추리

몽고반점을 읽고


읽었었다. 그것도 2005년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말이다.


그런데 잊고 있었던 거다. 읽다 보니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채식주의자를 읽고 다시 읽으니 내용이 다 연결이 된다. 주인공 '영혜'의 말과 행동들이 말이다.


딱딱해졌다. 여느 삼류 연애 소설에

비해 잔잔했지만 오히려 더 격하게 느껴졌다. 애들이 뛰노는 키자니아까지 와서 텐트(?)를 치는 건 동심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만 작가 한강의 문체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애들 키자니아 체험은 끝났어?"

"어"


하필 이 순간 와이프 카톡이다. 민망하게스리. ㅎㅎ


"자긴 모하구?"

"책읽어"


굳이 흥분되었단 얘긴 할 필요가 없지. ㅎㅎ 참 묘하다 이 소설. 몽고반점. 보통은 어른이 되면 다 없어진다는데. 생명의 시작부터 있어온 것이 아직도 남아 있다면 그 기분 어떨까?


사실 와이프의 어깨에 있는 큰 몽고반점은 남자 주인공 만큼이나 나의 마음을 이상하게 만든 건 사실이다. 아직 태고의 순수를 담고 있다고나 할까? 뭐라 설명하기 어렵다.


꽃잎과 그 꽃수술을 섹스와 연결시킨 화법은 신선했다. 그것이 처제와의 것이라면 더 묘한 상상을 일으키겠지. 아름다운 꽃으로 상징화된 섹스가 역설적으로 난잡하게 느껴지면서도 순수한 이유는 뭘까? 그리고 그게 채식주의와 무슨 연관이 있는거지?

뱃속에서부터의 얼굴과 그 꿈은 무슨 관련이 있고. 하여튼 어지럽다. 어지러우면서도 아주 상쾌한 매운 뒷맛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왠지 오늘 밤 한강의 몽고반점은 와이프의 몽고반점을 다시 보게 만들것 같다.


2016. 07. 09. 밤 9:43분 키자니아 밑 롯데월드 푸드코트에서 쓰다


#몽고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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