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 ‘아끼고 모으는’ 것인 반면 재테크는 ‘아끼고 모으고 불리는 (또 지키는)’ 것이다.
불리면재테크이고, 불리지 않으면 저축인 것이다.
재테크(財-Tech)라는 용어를 분해해 보면 저축과 달리 ‘기술(Technology)’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불리고 지키는 기술’을 의미한다.
'불린다'는 것은 ‘수익을 통해 재산을 늘려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수익은 어디에서 나오고 어떻게 발생하는가?
수익은 2가지 경우에 발생한다.
첫 번째 시간을 희생한 대가이다.
은행 정기예금에 1년간 넣어두면 이자를 준다. 그 이자 수익은 내가 1년간 돈을 사용하지 않은 대가(은행에서 돈을 활용한 대가)이다. 즉, 시간의 대가이다. 재테크에서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이미 알 것이다. 또한 여기에서 정기예금 이자는 '불리는 것(능동적)'이 아니라 '불어나는 것(수동적)'임에 주의하자.
두 번째 위험을 감수한 대가이다.
정기예금 이자로 만족하지 못하고 '더 큰 수익'을 원한다면 자산(채권, 주식, 코인, 부동산, 골드 등)을 '싸게 산 후 비싸게 팔아서' 수익을 남기는 방법이 있다. 이것은 모든 재테크의 기본이자 핵심적인 원리이다. 어쨌든가격이 변하는 자산에 투자할 때 수익의 기회가 있다는 것이고, 내가 산 후 가격이 오르지 않고 더 떨어져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자산 투자로 얻는 수익은 '가격 하락 위험(또는 가격 변동 위험, 변동성)'을 감수한 대가로 얻는 것이다. 재테크에서 재산을 불리는 수익은 이것을 말한다.
결국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위험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수익의 기회도 없다.
돈을 불리는 재테크를 하면서 위험은 부담하지 않으려는 것은 모순이다.
위험 부담 없이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재테크가 아니라 그냥 저축이다.
예적금 가입은 기술이 필요 없고 초등학생도 할 수 있다.
초등학생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더 높은 수익을 얻으려면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위험은 적이 아니라, 재테크의 동반자이다.
그렇다면 위험은 정말 위험할까?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고 물을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위험을 피하려는 본능과 위험이란 단어가 갖는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어 위험을 실제 이상으로 크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위험은 정말 나쁘기만 한 것일까?
칼을 한번 생각해 보자.
칼은 위험하지만, 칼을 사용하지 않으면 생활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칼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하고 혹시 만지려고 하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호들갑스럽게 반응한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고 때가 되면 칼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 마련이다.
칼은 변함없이 '위험한' 칼 그대로이지만, 아이가 '위험한' 칼을 다룰 능력이 되면 위험해도 사용법을 가르친다.
칼이 갖는 위험 보다 칼을 사용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재테크의 투자 위험도 마찬가지이다.
위험하지만, 그것을 통한 효용이 더 크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위험하다는 사실 자체에만 집착하면 단순히 피하고 경계해야 할 대상이지만,
다룰 능력을 갖추면 위험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고마운 존재이다.
칼을 생활필수품으로 생각하듯이, 투자 위험을 재테크의 동반자로 인식해야 한다.
투자 위험을 피하거나 이겨야 할 적(敵)으로 규정하면 평생을 위험과 싸우며 살아가야 하지만,
투자 위험을 동반자로 인정하면 위험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위험이 주는 수익을 즐기며 살아갈 수 있다.
투자 위험은 피해야만 하는 징그럽거나 끔찍한 대상이 아니다.
위험을 피하려 하지 말고 오히려 적극 활용해야 한다.
진정한 위험은 투자 위험이 아니라 위험을기피하다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만, 주의할 점.
위험을 다룰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는 다룰 수 있는 능력 범위 내에서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재테크 초보가 고위험 상품에 투자하면 안 되는 것이다.
초등학생은 연필이나 과일 깎는 칼 정도를 만져야지, 횟집용이나 정육점용 칼을 휘두르면 안 되는 것이다.
작은 위험부터 시작해서 단계적으로 위험을 높여 가며 위험을 다룰 능력을 계속 키워가야 한다.
즐거운 재테크, 수익률 재테크
즐거운 재테크는 시간과 수익률을 즐기는 재테크라고 했다.
수익률은 아끼고 절약하는 부담을 줄여줄 수도 있고, 부족한 시간을 채워줄 수도 있고, 목표 이상의 성공도 만들어 줄 수 있는 만능 치트키이다.
저축 금액, 수익률, 시간 그리고 목표(지출계획).
이 넷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데, 재테크의 최종 성과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수익률이다.
저축 금액은 소득과 지출에 큰 변화가 없는 한 거의 확정적이다. 지출계획까지 남아있는 시간도 확정적이다. 결국 목표 달성을 위해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수익률이다.
위험을 대가로 얻는 수익률의 효과를 한 가지 예시를 통해 간단히 살펴보자.
매월 50만원씩 적립하여 1억원을 모으고자 할 때 수익률에 따른 소요 기간을 비교해 보자.
수익률 연 3.0% 일 때 13.5년이 걸리지만, 수익률이 6%가 되면 11.6년, 12% 일 때는 9.2년이 소요된다.
한 가지 더 주목할 포인트는 적립원금 합계이다.
수익률 연 3.0% 일 때는 13.5년간 총 6,800만원의 적립이 필요하지만, 수익률이 연 12.0% 일 때는 9.2년간 4,600만원의 적립만으로 1억원을 모을 수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연 12.0%의 수익률로 13.5년간 적립하면 복리효과로 불과 4년 만에 목돈이 2배인 2억원으로 커진다는 점이다. (복리효과는 곧 다시 다룰 것이다)
수익률 연 3.0% 일 때는 13.5년간 저축하여 1억원을 모을 수 있었지만, 수익률이 12.0%로 높아지면 동일한 기간 동안 2억원을 모을 수 있다.
이것이 수익률의 힘이다.
2030, 지금이 바로 실패할 때이다.
수익률의 문제점은 위험(변동성)이 있다는 점이다. 즉, 보장된 수익률이 아니라는 점이다.
목표 보다 더 큰 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능력,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
재테크를 하면서 실패 없이 성공만 이어갈 수는 없다. 성공과 실패라는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재테크를 잘한다’는 것이 ‘재테크에서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재테크를 잘한다’는 것은 오히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에 더 가깝다.
실패하는 자는 성공할 수 있지만, 도전하지 않는 자는 성공의 기회 자체가 없다.
모으는 단계는 재테크를 시작하면서 능력을 키워가고 경험을 쌓아가는 시기이다. 인생은 길다.
모으는 단계에서 실패를 경험하고 실력을 쌓지 못하면 불리는 단계에서 더 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나이가 들고 재산이 커지면 지켜야 할 때가 온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재테크에는 실패가 따를 수 있고, 실패는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하는 것이 좋다.
나이 들어 실패를 경험하면 회복 불가능이 될 수 있다.
위험은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부담하는 것이다.
지금은 종잣돈도 적고 그만큼 실패의 타격도 적고, 남은 시간이 많기에 다시 채워가면 된다.
투자를 결정함에 있어 잘못된 선택, 무모한 선택을 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하지만,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