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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pypy Nov 07. 2020

[Feb 15, 2020] Tokyo Story I

세 번째, 어디든


창 밖에서 새어 나오는 빛에,

눈을 떴다. 오늘은 스타벅스 여기저기를 다녀보고자 했다. 요즘은 스타벅스가 워낙 많은 곳에 있어서 스타벅스 투어=지리 탐색이 가능하다고나 할까? 신주쿠역으로 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다 새벽녘 흥분의 시간이 지난 적막한 거리도 매력적이었다.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이 있고 나서 인가 토호 시네마에는 기생충 홍보물이 걸려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스포츠, 영화는 우리나라를 알리는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특히나 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우리네 국민들이 이젠 K-POP과 영화로 위상을 떨치고 있으니 뭔가 뿌듯함이 올라온다.

신주쿠는 번화한 도시다. JR뿐 이리라, 지하철과 철도, 버스정류장, 백화점 등이 밀집해있어 유동인구뿐 아니라, 각 골목들이 다른 느낌으로 존재하고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 회사원들, 여행객들. 그들 사이에서 나는 낯선 이방인일 뿐. 도시의 매력은 빛이겠지. 밤과 낮의 매력이 공존하는 도시. 사실 신주쿠보다는 오모테산도 쪽이 더 매력적이지만 오늘은 신주쿠!

지나가는 길에 보였던 예쁜 핑크 찻집, 그리고 우리나라에도 생긴 블루보틀, 스타벅스에서의 식사. 매력적인 아침이다. 이렇게 여유 있게 아침을 먹어본 건 얼마만인 건지 모르겠다. 회사에서 매일 찌들어서 그런 건가, 사실 별거 아닌데도 행복했다. 지나가다 신주쿠에서 텐동을 먹고서 하라주쿠와 긴자로 향했다. 하라주쿠는 그 특별한 역이 이쁘다. 하지만 신주쿠보다 더 많은 인구밀도에 걸어 다니는 게 힘들 정도였다. 메이지신궁이 있어서인가, 근처 오모테산도 탓인가 사람이 없는 때를 찾기 힘들다.

사람들 틈을 비집고 두리번두리번 거리다 긴자로 자리를 옮겼다. 긴자도 사람이 많았지만 주말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하고 있는지  하라주쿠에 비해 인구밀도가 낮았다. 긴자에는 특히 리저브 스타벅스가 있어서 특별히 방문해봤다. 리저브원두카드로 한 벽면을 채워 넣은 게 너무 예뻤다.

긴자역 지하통로에는 긴자 소니 파크가 있었다. 소니 본사가 있던 자리에 리모델링 후 문화공간으로 만든 곳이라고 한다 도쿄 2020 이 지나면 다시 소니가 들어올 예정이라 한이 적인 문화공간인 것이다. 내가 갔을 땐 퀸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여기저기 발 가는 데로 돌아다니다 보니 숙소로 돌아가는 신주쿠역에 도착했다. 불이 번쩍번쩍한 신주쿠역도 매력적이었다.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한 야끼니쿠집으로 들어갔다. 냉동고기이긴 하지만 맛있게 잘 먹고 돌아섰다. 그리고 살짝 부족함에 초밥도 함께 먹었다.

마지막 밤을 즐긴 후, 숙소에서 수면을 취했다. 종일 돌아다니다 보니 피곤했는지 쉽게 잠이 들었다. 도쿄에 와서 특별히 뭔가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시간이 훅 지나가버리다니 속상하기도 하고 하루 더 여유를 즐기고 싶기도 했지만 본업으로 돌아갈 때니까. 눈뜨자마자 새벽녘 나리타공항으로 향했다. 뚜벅뚜벅 걸어서 JR NEX를 탔고 나리타공항에 도착했다. T3으로 가야 하기에 T2에 내려서 걸어갔다. 다양한 시간대가 있는 제주항공이지만 T3까지 가는 건 좀 불편하다.

비가 올 것 같은 일본의 날씨였는데 한국은 눈이 내렸다. 짧은 시간의 여행이었고 카페 투어였다. 이번 여행에서 느끼고 즐겼던 건 짧은 시간이지만 혼자 동떨어져서 불편함과 숨 쉴 공간이었다. 도쿄라고 하면 아기자기한 것뿐 아니라 예쁜 옷들까지 쇼핑할 것들 천지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쇼핑이 아닌 나만의 시간 소비를 즐겼다. 커피를 사 먹고 거리를 구경하고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고 눈에 예쁜 걸 담고. 어떻게 보면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인데, 왜 하필 도쿄였을까? 비행기를 타고 싶어서였을까? 아님 다른 도시에서 다른 언어로 그들과 대화하는 것이었을까?


체크포인트: 쇼핑이 아닌 시간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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