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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pypy Oct 09. 2021

[Apr 24, 2021] Kyungju Story I

두 번째: 다시 올 이곳

확신이 들었다. 또 오게 될 것이라고,

아침에 눈을 뜨고, 창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황룡원과 경주만의 그 공기는 아침을 개운하게 만들어주었다. 뿌듯한 아침은 침대밖에 나오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경주에 온 김에 생활한복으로 갈아입고, 경주 나들이를 하기로 했다.

하늘은 또 왜 이리도 청아한 것인지 그냥 경주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깨끗해지는 기분이었다. 예쁘게 차려입고, 오늘은 경주 시내랑 벚꽃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어제의 보문단지가 너무 좋았던 탓에 한번 더 가보고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꼬까옷으로 갈아입고 방문한 보문단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보문단지를 좀 거닐고 나와서 우리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불국사 쪽으로 가면 사람들이 많아서 벚꽃 구경은커녕 사람에 치일 것 같아서 여기저기 알아보다 명활산 입구의 선덕여왕 길로 가기로 했다. 하늘이 맑다는 것은 다소 덥다는 말이었기에 더위가 좀 느껴졌지만 예쁘게 찍히는 사진과 맑아지는 내 눈을 생각하며 견뎌내기로 했다. 명활산 입구로 올라가니 한쪽은 계곡물이 흐르고 한쪽은 벚꽃나무가 자리 잡고 있어서 산책은 이런 거구나, 벚꽃 놀음이 이런 거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겹벚꽃도 한가득이고, 하얀색의 벚꽃도 한가득이고 그냥 서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분이 좋았다.

기차 시간을 맞추기 위해, 발아래로 보이는 기와집의 전경과 푸르른 하늘을 뒤로하고 황리단길로 향했다. 첨성대와 왕릉들을 보고 식사를 하기 위해 갔는데 아무래도 시내 쪽이다 보니 사람들도 많고 주차하기도 쉽지 않았다. 황리단길 내에는 유명한 음식점들이 즐비했는데 그중에 우리는 호랑이 카츠로 향했다. 경주까지 와서 카츠를 먹나 싶었는데 오랜만의 카츠여서 그런 건지 육즙 가득한 카츠는 유명할 만하다 싶었다. 조금의 기다림이 있었지만 재료가 소진되기 전에 입장할 수 있었고 원하던 카츠를 먹을 수 있었다.

식사 후에 소화도 할 겸, 첨성대를 구경하기로 했다. 경주는 도시 자체가 유적지라 어딜 가도 볼거리가 많은 곳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역사의 도시다 보니 프랜차이즈 카페나 식당도 경주에 걸맞게 건축물이 다듬어져 있어서 뭔가 특별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그런데 정말 첨성대의 목적은 무엇일까? 별을 보는 건축물이 맞을까? 별 거 없어 보이는 건축물인데 엄청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하니 그것도 신기한 일이다.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니 기차 시간이 다가왔고, 다시 일반 기차와 KTX를 이용하여 서울로 향했다. 어렸을 때는 쉬이 갔던 경주가 이렇게나 가기 힘든 곳이었다니 아쉬운 마음이 컸다. 그리고 이렇게 좋았던 곳이었다면 좀 더 여유 있는 일정으로 올걸 이라는 후회도 가득이었다. 다음에 내려온다면 능도 좀 더 둘러보고 더 색 다른 곳도 방문해보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의 겹벚꽃 경주는 성공적이었다. 누구보다 벚꽃을 더 잘 즐겼다고 자부할 수 있다. 다음엔 언제 와야 경주를 더 잘 느낄 수 있을까? 고민해봐야겠다.


체크포인트: 언제 다시 오지?

호랑이 카츠: 29,800 원 (2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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