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蘭)

이현우


멀리 여행갔던 신랑 버선발 나가 반기듯

부푼 젖가슴은 수줍게 웃는 종갓집 며느리
바람에 흩날리며 내려앉은 알뜰한 정원,
훅하고 사라질 운명 모질게도 살아왔다

목마름 참고 견디며 쏟아지는 물줄기에도
깊은 설음 인내로 뿌리내린 세월 둥그런
연못은 작은 감옥 도망갈 수 없는 아픔이다
가슴에 맺힌 이슬 머금고 싱그러운 잎사귀

마지막으로 드리는 고해성사 인가
뜨거운 기도 밤을 태우며 불꽃같은 나비

세상에 최고인양 뽐내던 과거들은
벗어날 수 없는 무대 위에 옷을 벗는다

돌아갈 수 없는 인연(因緣)은 버릴 수 없는

지갑 속 사진 눈물 삼키던 연애소설의 뒷모습
떠날 수 없어 서럽게 우는 여자의 일생
가슴 울리는 드라마 주인공인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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