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석 위에 새긴 약속

#행복한 잔소리 54


#비석 위에 새긴 약속


이현우


살며시 깨뭅니다 떠날 수 없는 빗방울 떨리는 입술은

가까이서 부르면 나타나실 듯한 멋부린 선글라스 아쉬운 듯 뒤돌아 서는 무거운 발걸음들은 순서 없이 언젠간 돌아가야 합니다 두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유행 지난 낡은 양복 넉넉한 미소 아낌없이 주시는 용돈,호올로 방문을 삐그덕 열어젖히는 포근한 달빛 어디선가 나오실 것만 같은 든든한 언덕, 큰 나무 그늘 같은 분이었음을...
허무하게 떠나신 흐르는 바보 같은 후회 어긋난 자존심은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말씀드릴 수 없었습니다 제 곁에 계실 때는 그렇게도... 꿈속이라도 용서하십시오 자주 뵙지 못하는 마음을 부르고 불러도 다시 부르고 싶은 이름, 아버지! 아버지! 대답없는 메아리는 허공을 맴돌다 땅에 떨어집니다 이제는 걱정 없는 그 곳에서 큰 꿈을 누리세요 자식 때문에 양보하신 큰 꿈을 누리세요

조금 조금씩 깨달아 알게 됩니다 철없이 지나가버린 지난 사연과 사연 거꾸로 가는 세월, 그렇게 닮아가는 아들, 딸을 바라보며 사무칩니다 폭풍 치는 비바람 막아주신 묵묵한 바위, 추운 겨울날 따뜻하게 두 손 녹여주시는 벙어리장갑

곰살궂은 인연 홀로 남은 빈 방은 TV소리만 웅웅거립니다

마음 이라도 편안하게 잘 모시고 한 번 살아보겠습니다

먼 훗날 당신을 다시 만나는 날 후회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작가 후기
비가 내리고 아버님 생신이 다가오니 그리운 마음에 부족한 글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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