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청소년선도위원회

#국제청소년선도위원회

(수필)


이현우



주룩주룩 주르륵 세찬 빗줄기는 허공을 가르며

억수같이 쏟아져 내리고 빗방울을 피해 숨어든 사나운 들짐승, 앙칼진 목소리가 제법 매섭다


"야, 너 인마 돈 있으면 내놔 형, 필요하니까

빨리 안 주면 알지 가만, 안 둘 거야"

학원에 다니는

초등학생들을 중학생으로 보이는 또래보다 커 보이는 아이들이 담배를 물고 구석진 뒤편 학원 건물에

몰아놓고 여우가 닭을 잡듯 협박하며 아이들에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엄마, 흐흐흐 으앙~~"


아이들은 슬픈 목소리로 울면서 흐느끼고

표독한 눈매로 지켜보는 아이들 맹수 같이 사납다


"야, 이 새끼 빨리 안 내놔~~"


발길질을 하며 가방을 뒤지고 아이들 주머니를 털어 돈 될 만 것들을 사냥개처럼 킁킁거리며 찾아 헤맨다

학원 아이들을 때리고 돈을 빼앗고 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나는 2층 사무실에서 쏜살같이

뛰어 내려오며 큰소리로 소리친다


"야, 너희들 거기 가만있어

이놈들이 여기서 뭐하는 짓들이야"


벼락같은 소리로 뛰어가며 소리지르자

기에 질린 중학생 같이 보이는 아이들이 냅다, 삽십육개 줄행랑을 친다


"야, 이놈들 거기 안 서~~"


혼비백산 도망가는 아이들 쫓아가는 내 모습은

만화영화 톰과 제리같이 숨이 막힐 지경이다 나름

군대 특수부대원 출신으로 나름 달리기에 자신이 있었지만 날다람쥐 빠른 토끼 같은 중학생 아이들과 쫓고 쫓기는 한 판 승부


"네, 이놈들 한 놈만 잡혀봐라~"

골목골목 누비며 달리는 뜀박질은 끝이 없다

다름 잘 달린다고 자부하던 나도 뿔뿔이 흩어져서

도망가는 토끼를 다 잡을 수가 없다

헉헉거리며 긴 숨을 토해 놓으며 지쳐가는 순간

그 무리에 대장 역할하던 철수란 놈이 도망가다

넘어지고 만다


"어이쿠, 아야 아이고 나 죽네"

넘어진 철수를 일으키며 화난 목소리로


"야, 인마 너 우리 학원 아이들 때리고 돈 훔쳤지

당장 무릎 꿇고 손들어 빨리

어서 이놈이 큰일이네, 어려서부터 너 뭐 때문에

그랬어 말해봐~~"


처음엔 독기 어린 시선으로 쳐다보던 철수

한풀 기가 꺾인 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원장님, 배가 고파서 그랬어요"


철수의 말을 듣고 나는 할 말이 없어지고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 자신의 모습을 본 탓일까?

마음이 아프고 서글프다

아버지는 미군인데 미국에 도망가 소식이 끊어진 지

오래되었고, 엄마는 술집에 나가는 종업원이다는 말에

마음은 더욱 아프고 먹먹해진다 괜히 소리를 질려나보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마저 슬프게 느껴진다

술집에 나가는 엄마가 양육하기에는 너무 힘이 들다 보니 아이들을 때리고 돈을 훔쳤다고 한다

철수에게 큰소리로 화만 낸 자신이 미안해진다

철수를 일으켜 세우며 한 마디 던진다


"야, 아무리 그래도 사람을 때리고 돈을 훔치는 것은

나쁜 일이야, 알았지

그리고 이번 일은 원장님이 모른 척할 테니까 다음부터는 이런 일 하지 마라 알았지"


나는 주머니를 뒤져본다 이쪽저쪽 찾다가 바지 속에

꼬깃꼬깃 접은 천 원 두장을 내밀며 속삭인다


" 자, 원장님이 너 잡으러 온다고 돈이 많이 없다

저 앞에 가서 떡볶이 사 먹어~~"


고맙습니다 원장님, 흐느끼는 철수는

노랑머리 큰 파란 눈을 껌벅껌벅거리며 좁은 골목길을 몇 번이고 뒤돌아보며 인사를 한다


학원으로 돌아온 나는 또 한 번 깜짝 놀라고 만다

요즘, 중학생 아이들이 무섭다고 하더니 이게 웬일인가!!

원장에게 앙심을 품은 철수의 친구들이 원장 사무실에

돌을 던져 유리창이 산산조각이 난 것이 아닌가


이 일을 어떻게 할까? 나는 의자에 앉아 긴 한숨을

내쉬며 고민에 빠진다

동네에서 시끄럽게 소란을 떨고, 담배 피우는 아이들에게

야단을 쳤다고 세탁소에 돌을 던져 얼마 전에도 세탁소에 유리창을 모두 깨뜨려 세탁소 사장님이 장사를 그만두시고 이사를 간 일이 있었다

한 번은 학교 교장선생님이 교복 입고 담배 피우는

학생들에게 야단을 쳤다고 교장선생님 차 유리창을 부수는 일까지 있어 지역경찰과 학교 선생님들이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뾰족한 방법이 없다 어린 중학생들은 대부분 훈방 조치되고

파출소에서 나오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키고 하는 일이

많기에 친하게 지내는 파출소장은 푸념을 늘어놓는다 학생들이 오면 우리도 경찰, 할 일도 많은데 잡아넣을 수도 없고 미치겠어요


나는 밤새 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본다

이때 머리를 스치고 지나는 생각 손뼉을 두드린다


"그래, 한 번 해보는 거야 국제청소년선도위원회를 만드는 거야~~"


갑자기 하늘에서 빛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경찰, 학교, 학원, 학부모, 마을 이장, 태권도 사범, 무술 사범들 자원봉사자들을 세워서 매일마다 경찰처럼 빨간 사이렌을 울리며 아이들이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장소를 순찰하는 거다"


처음에는 나의 생각에 반기를 들었던 마을 주민들도

교복 입고 다니며 담배 피우는 불량한 아이들이 마을에서

하나, 둘 사라지게 되자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원장님 수고 많으시죠~~"


"우리 마을이 깨끗해졌네요"

자주 순찰해주시고 저도 봉사할 수 있을까요"

묻기도 한다


인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괜히 나는 어깨가 으쓱해진다

나는 사무실에서 깨어진 유리창 조각을 치우며

한 번씩 학원차를 운전하다 만나는 철수를 생각해본다

많은 돈은 아니었지만 진심으로 따뜻하게 안아주고

건넨 2000원에 철수의 마음을 울렸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먼저 나를 보고 인사를 한다 아르 바르트를 하며 용돈을 번다고 말했다

우리 학원 아이들 때리는 일은 사라졌다

아이들을 때리고 벌준다고 모든 것이 해결될까

아닐 것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안아주고 친구가

되어주어야 한다

이 사회에는 좋은 아버지와 좋은 어머니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많은 가정이 깨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만히 지난 세월을 떠올려본다


국제청소년선도위원회를 만들 수 있도록 내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 준 철수, 너는 말이다 나에게 참 인생을 깨닫게 해 준 내 삶의 선생님 이다

학원 선생이랍시고 그 아이의 입장, 환경을 살피지 못한 어리석음을 말이다 그리고 똑바로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많은 청소년 범죄는 그 아이들 뒤에 문제를 똑바로 파악하지 않고 보듬어 주지 않는 나 같은 어른들의 잘못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다


얼마 전 뉴스에서 선생님을 때리는 학생들이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며 살아온 내가 아이들에게

두들겨 맞은 심정이었다

아이들 하나, 둘 낳고 살며 귀한 자녀이고 소중한 자식이지만 "나만 잘 먹고 잘 살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명문대에 들어가면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생각하는 한국의 부모님들, 이제부터 남을 배려하고

서로를 돕고 사는 봉사하는 마음을 가르치는 부모들이

되면 어떨까?

힘들겠지만 이 사회가 변화되려면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르쳐야 되지 않을까


이번 교사 폭행사건을 보면서 그 사람이 왜 그렇까? 생각하지 않고 함부로 판단하는 어리석고 속 좁은 이 사회의 어른들의 실수들이 더 많은 상처들을 만들고 있지는 않는가 생각해본다

난 오늘도 환한 웃음으로 인사하는 철수가 보고 싶어지는 건 왜 일까?


이제는 어디에서 청년의 모습으로 변해있을 내 철수 모습이 한 번씩 궁금하고 보고 싶구나


철수야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 항상 건강하게 지내기를 기도해본다




☆ 작가 후기


제자의 이름을 밝히기가 어려워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부모님들의 무관심 속에 버려지는

이 사회의 청소년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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