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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줍는다

#가을을 줍는다



           이현우



간질러운 바람은 수줍게 웃는 저녁놀

이디오피아 목동의 검은 눈물의 향기

임자 잃은 시어마냥 가을색 길을 걷는다


두 손 잡고 걷다 갈랫길 돌아서면

헤어져야 하는 호올로 걷는 다이어리

용서하지 못한 밤을 바느질 해야한다


속절없이 부는 바램 다하는 날에

무겁게 따라다니는 물질의 포장지

화려하게 자랑하던 명예의 유혹들

거울 속 자랑스러운 고운 모습도

땅콩껍질 벗기듯 버려야 만 한다


시와 바람 머무는 창문 틈에도

흰구름 거니는 허수아비 들녘에도

손 흔들면 가끔 서는 시골 버스정류장

떨어지는 기억들 벤취 위를 묵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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