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가던 날


이현우



회색빛 아픔 지우려 도망치듯 가장 멀리 기차표를 끊었습니다

옹기종기 모여살던 달셋방 하기 싫은 숙제처럼 연탄불을 갈 때마다 송곳 같은 겨울밤 길게만 느껴졌습니다


시끄럽다 아이들 많다는 주인집 번개 치듯 소리 지르는 야박함에 사각사각하는 레코드판처럼 추적이는 서러움을 피해 밀고 당기며

쌓아올린 리어카전주곡 급하게 가야 했던 막막함은 차가운 밤길

별들도 따라 걷습니다


행여, 큰소리 날까 숨죽이며 커져만 가던 설움 입술 깨물며 기도하시던 날들 알뜰한 적금통장 편안하게 다리를 뻗어 잠들 수 없었던 소설 아닌 소설


눈을 감아도 잠들지 않는 기억 힘든 줄 모르는 가벼운 걸레질은 밤이 새도록 끝날 줄 몰랐습니다




*작기후기

가난하던 어린 시절 유년의 추억을 부족한 글로 써 보았습니다

문학상, 세종대왕문학상 최우수상 받은 작품중 1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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