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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잔소리
염색(染色)
by
글로벌연합대학교 인공지능융합소장 이현우교수
Oct 24. 2022
염색(染色)
이현우
어제 같은 오늘이 은빛으로 물들어간다
지난날의 잡고 싶은 푸른 뒷모습들,
흰 강아지 뛰어노는 뒷마당 빼곡하게 색칠한다
가슴에 품은 달빛 같은 소원 되돌아갈 수도
지울 수도 없는 기억들 멍하니 바라보며
책장들 위에 쌓인 뽀얀 먼지처럼
듬성듬성 하얗게 셋방살이 시작한다
젖먹이 두고 떠날 수 없어 혼자 울었던 부뚜막
누워있는 지나간 전원일기 떠올리며
숨겨진 역사를 되새김질하려는가
도망가다 부끄러운 얼굴로 훔친 물건 숨기듯
천장만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더 넉넉해지고,
더 느슨해지는 상념들
나이테만큼이나 숨길 수 없는 생활기록부
청춘의 뒤안길 새겨놓은 넉넉한 주름살 흔적
토닥토닥 어깨 두드리며 참아왔던 정성
장독대에 소복소복 쌓은 숨죽이던 멍에
눅눅한 헌책방의 보물 만나고도 쉽사리
떠날 수는 없었으리라
다시 태어나도 언제나 만나고 싶은
막아도 막아설 수 없는 자유를 향한 비망록
가끔 여는 시골장 생선 파는 할머니
마지막 남은 비상금 이였는지도 모릅니다
*작가후기
어머니와 집에서 염색하다가 지난 세월을 떠올리며
쓰게 된 글이다 문학상과 최우수상 받은 작품중 1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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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
이현우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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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석좌교수 메타ai뉴스 논설위원 글로벌연합대학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미) 버지니아대학교 부총장 전)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인공지능융합연구소장 문학평론가 주)메타인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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