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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에게 물었다

#나목에게 물었다


                   

                   이현우


삶이란 알다가도 모를  넷프릭스의 시나리오 주인공

쓸쓸한 바람 혼자 떠나고 외로움에 잠긴 공원의자

무거운 다리를 올려놓고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운명을

아쉬워 하며 우두커니 서 있는  한 숨 석은 낡은 시집

 .

삶이란 답답한 속내 풀어주는 길모퉁이 커피자판기

붙이려고 쓴 편지인데 붙이지 못하는 헛된 망설임

달력이 찟기듯 해마다 계절이 바뀌는 것은 아닐까

파릇파릇 희망 가득한 손길들도 차가운 세상인심에

소복소복 고단한 외투 주인 없는 샹숑을 되뇌인다


삶이란 손 들어도 희미하게 사라지는 첫사랑의 기억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는 어려운 숙제인지도 모른다

화들짝 고운 꽃 피워 기쁘게 웃다가 나뭇잎 매달아

그늘이 되고 두 팔 벌려  풍성한 열매되는 것은 아닐까



삶이란 생각없이 뛰어놀다 꾸역꾸역 해야만 하는 레포트

잡아도 잡아  떨어져 사라지는 헛된 욕망의 뒷모습들

잠시 내곁에 머물다 허허로이 떠나는 갈색 바바리코드

누가 먼저 말하지 않아도 그냥 편하게 기댈 수 있는

힘들었던 하루의 휴식  서로 서로 등을 대어주는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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