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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시학과 시

#관념(원관념, 보조관념)


#[관념(원관념, 보조관념)]


1)서

강의 2에서 대상의 고유한 특성을 찾아 전혀 다른 이미지로 발상 전환하기라는 주제로 강의를 한바 있습니다. 그 강의에서 원관념과 보조관념 이라는 용어를 살짝 언급한바 있었는데 이 원관념과 보조관념에 관하여 다시 한번 복습 차원에서 개념정리를 해보고 이 개념정리에 따라 비유의 한 방법을 익힌다는 뜻에서 제6강의 주제로 삼았습니다.

2)원관념(元/原觀念), 보조 관념 (補助觀念)


-원관념(元/原觀念)

문학의 비유법에서, 비유하여 표현하고자 하는 실제의 대상이나 의미를 이르는 말. ‘사람은 꽃이다’에서 ‘꽃’의 원관념은 ‘사람’이다.


-보조 관념 (補助觀念)

수사법에서 원관념의 뜻이나 분위기가 잘 드러나도록 도와주는, 비유하거나 비교하는 관념


3) 두 관념의 관계


●원관념과 보조관념을 사용하는 방법은 시의 내용(전문)상에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고,


●제목은 원관념 내용은 보조관념으로 하는 방법이 있다.


●후자의 방식은 전자의 방식보다 조금 쉬운 측면이 있어 기교면에서는 떨어지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원관념과 보조관념이 따로 노는 경우는 어떤 글(원문)을 놓고 개별, 개별 비슷한 단어로 단순 대치하였을 경우 주로 발생하게 된다.


●은유는 원관념과 보조관념을 결합시키는 것이다.(원관념과 보조관념을 통하여 想事性을 알게 해 나간다.)


4) 시감상


窓 / 김선재

발 디딜 곳이 보이지 않을 때는

지퍼를 내리고

어깨를 지우면

바닥으로 떨어지는

푸르고 붉고 흰 옷

걷는 동안에는 걷는 법이 기억나지 않았다

내가 나를 지우고

우리가 우리를 잊어서

옛날이 옛날을 모르듯이

고개를 저을수록 분명해지는 어제와

바라볼수록 멀어지는 내일 사이

새장 속의 새는 하얀 피를 흘리고

나는 검은 뼈대를 가진 사람

검은 구멍 속으로 바람이 부는 사람

벽을 기는 곤충들은 말이 없고

길마다 허물이 걸려 있다

발 디딜 곳이 보이지 않는 방에서

지퍼를 내리고

어깨를 기울인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듯이

어떤 것도 남기지 않으려는 듯이

거울 속에서

겨울이 다가온다

—《시인수첩》2016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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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재 / 1971년 경남 통영 출생. 2006년《실천문학》소설, 2007년《현대문학》시로 등단. 소설집『그녀가 보인다』『내 이름은 술래』. 시집『얼룩의 탄생』.

(감상)

창 이라하면 이 창(窓)은 물리적 물체로서의 창이지만 시에서 그려주는 이 창은 그 물리적 물체의 창이 아니고 심상으로 그려주는 창입니다. 그러면서도 그 심상안에 그려준 이 창은 물체로서의 그런 창 역할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이라는 단어의 뜻을 먼저 기술해 봅니다.


창(窓) : 명사

(1) 바람이나 햇빛이 들게 하고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건물의 벽이나 지붕에 낸 작은 문.

(2) [전산] 모니터 화면에서 독립적인 환경을 나타내는 사각형 모양의 영역.

(3) (영어로 window)


이 시는 자신의 모습 을 비춰보는 심상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 하고 그 동원되는 수단을 그림으로 그려놓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에서 원관념은 창이고 보조관념은 거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마음의 창을 열고 정진의 길을 찾아 나섰으나 그 정체성을 찾지 못해 자신을 발가벗겨보고 주변을 해체해 보나 자신을 포함한 모두가 허물 투성이로 창을 통하여 바라보는 화자 자신의 현 상황이 너무나 춥고 쓸쓸한 모습이기에 그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았더니 그 거울 속에서 겨울이 다가온다 했습니다. 창을 통하여 바라보는 자신이 바로 거울에 비치는 현상과 같고 자신의 춥고 쓸쓸한 모습이 그대로 거울에 투영되는 것을 가리켜 겨울이 걸어 나온다고 했습니다.


이 시의 이미지는 마음의 창을 통하여 자신과 주변의 현상을 그리면서 그 그림들을 거울에 비춰보고 투영되는 이미지로 그려놓았읍니다

그리고 자신의 현 모습이 겨울이라고 메시지를 남기고 있습니다. 자신뿐 아니라 주변 까지도 겨울 이라고 했습니다. 마치 작금의 우리 현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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