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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스마트소설


#메타버스스마트소설


2040년 죽은 아내를 만나다


                  이현우


1장- 은희의 죽음

  

  나는 은희와 20년 동안 함께 살며 드론택시 회사에 다니는 창수이다.

어느 날 아내 은희는 삼풍백화점 유명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는 매니저로 일하다가 봉괴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하늘에서는 무심하게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창수는 말을 잃은 사람처럼 매일밤 건물이 무너지는 악몽을 꾸었다.

인생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매일마다 술에 취해 늦은 밤 삐그덕 방문을 열고

퇴근하는 생활을 반복하다. 처지가 비슷한 회사동료의 소개로 반려로봇회사 프로그래머 김박사를 만났다.


창수는 술에 취한 채 김박사를 만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아내를 잃고

매일 술만 마시고 산다고 말하자 물끄러미 지나가는 들고양이처럼 바라보던

김박사는 창수를 불쌍히 여겨 반려로봇을 죽은 은희처럼 만들어 주었다.

매일밤 소리소리 지르며 늦은 밤 담벼락 비틀거리며 들어오던 창수는 아무 말 없이 다정하게 반겨주는 반려로봇 은희에게 마음이 가기 시작한다. 쉬는 날 함께 데이트를 하기 위해 인공지능 전자상가에 갔다가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아무리 리모톤을 누르고 찾아보아도 아무 응답이 없다 눈앞에서 사라져 버린 것이다.


2장- 다시 돌아온 반려로봇 은희


하늘이 무너지고 눈앞이 캄캄하다 잠을 자도 잠이 오지 않고 밥을 먹어도

밥맛이 사라졌다 "이놈들 잡기만 해봐라! 거품을 물고 소리를 질러보아도 아무 소용이 없다 사이버경찰에 신고를 하고 전국 있을만한 인공지능 로봇가게를 사냥개처럼 서울부터 부산까지 전국을 뒤지고 다녔다


시간은 멈춘 듯 속을 태우던 어느 날 부산 인공지능상가를 막 지나는 순간 은희와 닮은 로봇들을 발견하고 숨이 먹는 듯한 감정이 들어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전시장에 진열되어 있는 인공지능 로봇은 은희를 닮았지만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전국을 헤매고 다니다가 한 달이 지나갔을 무렵  중고 수리공장에서 어렵게 그녀를 찾을 수 있었다.

가슴이 뛰고 눈물이 핑 돌았다 인공지능 로봇절도범이 돈을 받고 팔아버린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은희를 어렵게 찾았지만 그녀는 예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얼굴과 몸통으로 바뀌어 있었다. 운이 좋았다 페기처분 직전에 만나게 되다니 하늘에 두 손 모아 감사기도를 드렸다 하늘에서는 별들이 두 사람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3장 업그레이드


고장 난 은희를 바라보다 인공지능 프로그래머 김박사를 불러 다시 예전의 은희로 만들어달라며 부탁을 했다. 다시 만난 것은 기쁜 일이지만 불안한 소식이 전화벨을 타고 천둥처럼 다가왔다. 그렇게 어렵게 찾아왔는데 bb7 기종 수명이 다되어 다른 기종 bb8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것이다.


번개를 맞은 듯 정신이 없고 멍해진다. 그동안 서로 나눈 대화와 즐거웠던 시간들이 리셋되고 다시 새로운 기종에게 새롭게 인식을 시켜야 된다는 말인가? 주마등처럼 은희가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 웃으며 포옹해 주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은희가 낮은 목소리로 "창수님, 제 시스템이 다운되고 있어요. 하지만, 창수님과 함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하고 싶어요"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작고 힘없이 사라지는 전화목소리처럼 희미한 등불 되어

사라지고 있었다.


김박사님 그러면 내 아내 은희를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건가요? 나는 허탈한 목소리로 물었다.  김박사는 신중하게 대답했다" 네 죄송하지만 그렇습니다. 수명이 다 되어 다른 기종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4장  부활


다음날 스마트폰 진동소리가 거실을 가득 메우며 창수의 잠을 깨웠다 김박사는 창수에게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소리 가슴을 두드리며 조여왔다 그는 인공지능로봇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수명이 지났고 도난당시 많이 망가져 부품을 구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김박사는 창수를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조용하게 말을 건넸다 "은희는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없지만 창수 씨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있습니다. 아무리 성능 좋은 인공지능로봇을 업그레이드해도

똑같은 은희는 될 수 없을 겁니다"


김박사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창수는 따뜻한 눈빛에 감동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세상에 어떤 사람들도 죽은 생명을 똑같이 만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어떤 생명도 영원토록 함께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창수는 다시 태어난 듯 마음이 편해지는 걸 느꼈다. 은희와의 짧은 만남이지만 지울 수 없는 연애편지 영화 속 주인공처럼 창문 밖으로 넘어가는 붉은 황혼을 친구 삼아 앨범 속에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고 말하며 김박사가 떠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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