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를 마십니다


*가을비를 마십니다


이현우



뛰어오는 말발굽소리 가슴 적시는 낡은 오르간

음악시간 흰건반 검은건반 파도처럼 쏟아진다


갈 길 잃은 들고양이 무겁게 걷는 *오체투지

고개 숙이고 꾹꾹 도장을 찍으며 걷습니다


도로 위를 두드리는 마림바 빗방울 전주곡

잠들지 않는 가로등불 고독을 적십니다


촉촉한 비요일 돌아앉은 소주잔 가슴 데우면

빗속에서 춤을 추는 뮤지컬 셀부르 우산 연인들


창문을 두드리는 영화 11시 막차를 기다립니다.




*작가후기


*오체투지~부처님께 온전히 나를 맡긴다는 의미를 갖는 인사의 방법입니다. 오체는 인체의 다섯

부분을 말하는데, 머리와 두 팔, 두 다리를 가리키기도 하고 근육, 혈관, 뼈, 가죽, 살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중년이 되니 비가 오면 지난날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청소년 시절 읽은 소설 황순원 "소나기"가 생각나는 가을 저녁입니다

비 오는 날 안전 운전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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