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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일제 강점기와 한국 무술의 변화

5장 일제 강점기와 한국 무술의 변화

세계태권도대학교 추진위원장


         이사장  이현우 교수



한국 무술은 수천 년에 걸쳐 전승되어 온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 단순한 신체 단련을 넘어 정신적 수양과 민족 정체성의 핵심을 이루었다. 그러나 20세기 초반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면서 한국 무술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였다. 일제는 한국의 전통 문화를 억압하고 일본 문화를 강제 이식함으로써 민족의 정체성을 약화시키고자 하였다1.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서 본 연구는 연쇄적 사고방식을 적용하여 일제 강점기가 한국 무술에 미친 영향을 단계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가 현대 한국 무술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탐구한다.


연쇄적 사고방식은 사건과 결과의 인과관계를 단계적으로 파악하는 방법으로, 복잡한 역사적 현상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2. 이를 통해 일제 강점기의 정책과 한국 무술의 변화 사이의 연관성을 체계적으로 고찰할 수 있다.


2. 일제 강점기 이전의 한국 무술


일제 강점기 이전의 한국 무술은 군사적 기능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역할을 수행하였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무술은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단련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었다3. 특히 조선시대에는 무과 제도를 통해 무술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으며, 무예도보통지와 같은 무술 서적이 편찬되어 체계적인 수련이 가능하였다4.


택견은 민속 무예로서 지역 사회에서 널리 행해졌으며, 공동체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였다5. 씨름은 농경 사회에서 축제와 함께 진행되어 사람들 사이의 친목을 도모하였다. 이러한 무술들은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 사회적 규범과 도덕성을 함양하는 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무술의 전승은 구전과 사사 교육에 의존하였기 때문에 외부의 충격에 취약하였다. 일제의 침략과 문화 억압은 이러한 전통 무술의 지속에 큰 위협이 되었다.


3. 일제 강점기의 문화 억압과 무술 금지


일제 강점기에 들어서면서 일본은 한국의 전통 문화를 체계적으로 억압하였다. 특히 1910년대부터 시행된 문화 통치 정책은 한국인의 민족 정체성을 약화시키기 위한 의도로 추진되었다6. 전통 무술은 이러한 억압의 주요 대상 중 하나였다.


일제는 1912년 경찰범 처벌 규칙을 통해 무기 소지와 무술 수련을 엄격히 금지하였다7. 이는 한국인의 저항 의지를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전략이었다. 또한 학교 교육에서도 한국 전통 무술은 배제되었으며, 대신 일본의 체조와 무도가 강제적으로 도입되었다8.


이러한 억압 정책은 한국 무술의 전승을 심각하게 저해하였다. 무술인들은 공개적인 활동을 할 수 없었으며, 많은 무술 도장과 서적이 폐쇄되거나 소각되었다. 이는 무술이 단순한 신체 단련이 아니라 민족의 정신적 지주임을 깨달은 일제의 의도적인 탄압이었다.


4. 일본 무술의 도입과 영향


일제는 한국의 전통 무술을 억압하는 동시에 일본 무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였다. 검도, 유도, 가라테 등은 학교 교육과 군사 훈련의 필수 과목으로 편성되었다9. 이를 통해 일본은 자국 문화를 한국인들에게 주입하고, 동화 정책을 추진하였다.


일본 무술의 도입은 한국 무술의 자리를 대체하는 결과를 낳았다. 많은 한국인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일본 무술을 수련하게 되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일본 문화에 대한 동경과 한국 문화에 대한 소외로 이어졌다10. 또한 일본 무술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교육 방식은 한국 전통 무술의 사사 교육과 대조되며 그 영향력을 확대하였다.


그러나 일부 한국인들은 이러한 일본 무술을 독립운동의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유도를 수련한 이들은 이를 바탕으로 일본의 억압에 저항하는 무장 투쟁을 전개하였다11. 이는 일본의 의도와는 반대로 한국인의 저항 의식을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5. 한국 무술의 저항과 비밀 전승


일제의 강압적인 문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한국 무술은 비밀리에 전승되었다. 무술인들은 산간 지역이나 은밀한 장소에서 수련을 계속하였으며, 이는 민족의 정체성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저항의 형태였다12. 이러한 비밀 수련은 독립운동과도 긴밀하게 연계되었다.


많은 무술인들이 독립군에 합류하여 무술을 바탕으로 한 전투 기술을 전수하였다13. 특히 북간도와 연해주 지역에서는 무술 수련이 독립군의 군사 훈련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는 무술이 단순한 개인의 수련을 넘어 민족 해방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무술 서적과 교본이 비밀리에 제작되어 전파되었다. 이러한 노력은 무술의 전승을 위한 필사적인 시도로서, 일제의 감시와 탄압에도 불구하고 무술의 명맥을 이어가는 데 기여하였다14.


6. 광복 이후 무술의 재건과 현대화


1945년 광복 이후, 한국 무술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였다. 일제의 억압에서 벗어난 무술인들은 전통 무술의 복원과 발전에 힘썼다. 특히 정부 차원에서 무술의 부흥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져 국기원과 같은 기관이 설립되었다15.


태권도의 경우, 여러 무술 유파들이 통합되어 1955년 공식적으로 명명되었다16. 이는 한국 무술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 태권도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었고, 이후 정식 종목으로 인정받아 세계적인 스포츠로 성장하였다17.


이러한 발전은 일제 강점기의 억압을 극복하고 한국 무술의 정체성을 회복한 결과이다.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무술의 재건은 한국인의 자부심을 높이고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였다.


7. 결론


일제 강점기는 한국 무술의 역사에 있어 시련과 변혁의 시기였다. 일본의 문화 억압과 동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한국 무술은 민족의 의지로써 전승되었다. 비밀 수련과 독립운동과의 연계는 무술이 단순한 신체 활동을 넘어 민족 정체성의 상징임을 보여준다.


광복 이후 무술의 재건과 현대화는 이러한 역사적 연쇄의 결과이다. 전통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인 체계를 구축한 한국 무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문화 콘텐츠로 성장하였다. 이는 일제 강점기의 아픔을 극복하고 한국인의 자존심과 정체성을 회복한 의미 있는 성과이다.


본 연구를 통해 일제 강점기와 한국 무술의 변화가 현대 한국 사회와 문화에 미친 영향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무술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그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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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석, "연쇄적 사고방식의 역사적 적용," 한국사학연구, 제15권, 2010, pp. 45-67.


• 이종찬, 한국무술사의 이해, 부산: 동아대학교 출판부, 1998.


• 조선왕조실록, "무예도보통지 편찬에 관한 기록," 1790년.


• 박성배, "택견의 역사와 문화적 의미," 한국체육학회지, 제40권 제2호, 2001, pp. 121-133.


• 신용하, 일제의 식민지 지배와 한국문화의 변용, 서울: 민음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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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 "일제강점기 체육교육의 식민지적 성격," 체육사학회지, 제8권 제1호, 2003, pp. 85-102.


• 조선총독부 학무국, "학교 교육령 개정안," 1922년.


• 오지섭, "일제강점기 일본 무도의 수용과 저항," 동양무예연구, 제7권, 2007, pp. 55-78.


• 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 한국독립운동사, 서울: 독립기념관,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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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철, "일제강점기 비밀 무술 서적의 제작과 유통," 문화사학, 제22권, 2018, pp. 6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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