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이 끊이지 않고 논란도 많은 베이징 올림픽이었지만, 올림픽에 임하는 선수들의 열정과 간절함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크로스컨트리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핀란드 리보 니스카넨 선수는 결승선에서 마지막으로 들어온 콜롬비아 카를로스 퀸타나 선수를 20분 정도 기다렸다. 리보는 인터뷰 때 "올림픽 무대에선 모든 선수가 온 힘을 쏟아붓는다. 순위에 관계없이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0.01초를 단축하기 위해, 도전적인 기술을 성공하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깨기 위해 저마다의 목표를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캐나다의 스노보드 선스 맥스 패럿은 림프종 암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미국의 에린 잭슨은 스페이스케이팅 500m에서 우승하며 사상 첫 흑인 메달리스트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피겨 선수 유영은 한국 여성 최초로 올림픽 무대에서 트리플악셀을 도전했다.
올림픽을 보며 감동을 느끼고 박수를 치는 동시에 '나는 그동안 무엇을 위해 노력하고 이룬 건 뭐가 있을까'라는 현타가 오기도 했다.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을 보며 '나는 무엇에 온 힘을 쏟아부었을까',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일에 온 힘을 쏟아부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3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커리어와 인생의 고민이 늘고 하나를 결정할 때도 현실을 생각하는 비중이 커져서 그런지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열정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보면 부쩍 부러움을 많이 느낀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아요. 이곳에 서 있는 나 자신이 자랑스러울 뿐입니다.” 메달을 따지 못하더라도 내가 최선을 다했고 나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선수들을 보며 나도 올 한해를 마무리할 때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 만한 노력과 몰입을 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