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아들 앞에서, 무너지지 않기 위하여

by Helena J

우리 집에는 경찰이 여러 번 다녀갔다.


덩치는 이미 나보다 훌쩍 커져버린 아이들. 그 아이들이 나를 위협할 때, 나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내 방의 옷장과 물건들을 헤집어 놓고, 이불과 시트를 집어던지던 아들 앞에서 나는 작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 아이가 미쳐가고 있구나, 제정신이 아니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한밤중에 아들을 데리고 응급실에 찾아가 정신과 진찰을 요청한 적도 있었다.


경찰을 하루에 두 번 부른 날도 있었다. 한번 다녀간 경찰이 돌아가자마자, 아들은 또다시 시작했었고, 결국 다시 불러야만 했었다.


경찰이 올 때마다 나는 아이와 따로따로 불려 가 상황을 설명해야 했고, 그 과정은 늘 최소 30분 이상 걸렸다. 경찰이 다녀간 뒤에는 그들의 신발 자국이 묻은 집안을 청소해야 했다.


사실, 내게 경찰은 폭력 사건 같은 중대한 일이 벌어졌을 때에만 부르는 존재였다.


하지만 소셜워커는 “아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면 경찰을 부르라”라고 조언했다. 위기 개입팀이 있다고 했지만, 내가 만난 경찰들은 그저 ‘경찰’ 그 자체였다.


처음 경찰이 집에 들어왔을 때, 아이들은 오히려 그들이 나에게 와이파이를 연결해 주라고 지시할 거라 기대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들은 여러 번의 경험 끝에 그것을 배워갔다.


거의 1년 가까이 이런 날들이 반복되었다. 경찰이 드나드는 시끄러운 나날 끝에, 집주인으로부터 “이제 나가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우리는 집을 비우고 새로 시작해야 했다. 이사 후, 다시 와이파이 없는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열두 시. 잠자리에 들려던 내 방문을 아들이 막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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