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11. 2025 8: 30am
“뭐 먹고 싶어?”
생일 주가 되면 종종 사람들이 만나자며 메뉴를 묻곤 한다.
글쎄, 나는 뭘 먹고 싶을까.
나는 누군가와 식사할 때 메뉴는 크게 중요하게 느끼지 않는 편이다. 보통 웬만한 음식은 다 맛있기도 하고(진짜 우리나라 요식업 만세!), 음식 맛보다는 그날 나눈 대화나 서로를 편안하게 하려는 분위기 같은 것이 더 기억에 남는다. 그래서 “우리 그때 만났던 날!” 하면 나는 그날의 분위기가 먼저 떠오르고, 메뉴나 갔던 음식점은 기억에서 증발해버리기 일쑤다.
그런데 유독 기억에 남는 음식이 하나 있다.
이란에서 온 Ms. Nadim이 “생일에 뭐 먹고 싶어?”라고 물었을 때, 바로 떠오른 메뉴가 있었다. 한 번 그녀의 집에 놀러 갔을 때 내어주었던 샐러드! 색색의 야채를 잘게 썰어 라임, 후추, 딜을 더한 상큼한 샐러드. 낯선 향이 나진 않을까 살짝 경계하며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입안에 퍼지던 상큼함이란!
Narges는 “겨우 그 샐러드? 그건 몇 번이고 만들어줄 수 있어!”라며 뭔가 더 특별한 걸 먹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하지만 누군가 메뉴를 물었을 때, 내 원함이 명쾌했고, 그것을 상대방이 해줄 수 있는 산뜻한 경험은 흔치 않았다. 그래서 이 기억은 꽤 오랫동안 내 마음에 남아 있다.
생일 주를 맞아 그 샐러드가 떠올랐다.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보았다. 나에게는 Ms. Nardim 샐러드라고 불리던 그 샐러드의 이름은 쉬라즈 샐러드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야채가게에 들렀다. 그리고 밤에 뚝딱뚝딱 다음 날 먹을 쉬라즈 샐러드를 만들었다. 토마토, 오이, 양파, 파프리카를 잘게 썰어 모아 두니, 마치 작은 김장을 하는 것처럼 넉넉하다. 화이트 발사믹과 후추, 올리브오일을 넉넉히 뿌리고, 두 개의 그릇에 꾹꾹 눌러 담았다.
생일 주, 소소한 나만의 메뉴는 충분히 준비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