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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 후 니체를 다시 듣다

낙타, 사자, 어린아이

by Helen

| 다시 만난 그녀


2주 전 나에게 코칭을 받았던 그녀가 다시 나를 찾는다.

주제를 미리 보내달라고 했지만 코칭 시작 전까지 아무 회신이 없다.

이전에 대화했던 주제를 계속 이어가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편하게 아무 이야기나 하고 싶은 것일까?


| 그녀의 숨은 욕구


매우 바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스쳐 지나간 듯

"그러고 보니 제가 늘 스케줄을 빡빡하게 잡는 버릇이 있네요,

왜 그런 걸까요?"라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행동의 이유를 찾기 위해 늘 고민한다.


어떤 내용으로 대화를 하고 싶냐고 물었지만 막상 답을 하지 못했다.

두서없는 이야기 속에서 몇 가지를 조심스레 끌어내어 질문을 해 본다.


그녀는 어머니로부터 주로 비난의 말을 들으며 자랐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잘 크셨어요?"라는 나의 한마디에 오랫동안 말이 끊어졌다.

전화기 너머에서 소리를 죽이며 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인정과 지지에 목말라 있었다.

하루 지난 오늘까지도 여운이 길게 남는 코칭이다.


| 다시 듣는 니체


아침 일찍 공원을 산책하면서

오래전에 들었던 '니체'에 대한 강의를 다시 들었다.

이상하게 어제 그녀와 나눴던 대화가 자꾸 떠올랐다.

엄마를 싫어하면서도 엄마가 원했던 삶을 살고자 애쓰는 그녀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들이었다.


권력에의 의지(will to power)

다른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내가 나를 만들 수 있는 힘.


초인(위버멘쉬)으로 가는 3단계 : 낙타-사자-아이


낙타(You should, 순종)

남의 가치를 짐처럼 지고 가는 단계.

"나는 왜 이렇게 힘들까?" "내가 뭐가 문제일까?" 질문이 반복된다.


사자(I will, 거부)

자신의 욕망을 신뢰하기 시작하는 단계.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어린아이(I am, 수용)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단계.

가볍고 유연하며,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때.

낙타처럼 무겁지도, 사자처럼 거칠지도 않다.


오늘 그녀가 책을 읽거나 라디오를 듣다가

내가 들었던 이 말들과 우연히 마주하길 조용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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