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똑 닮은 책을 출간하기까지(4)

첫 책 출간 과정의 기록

by Helen

출판사 리스트와 정보를 정리해 놓고 나서 또 잠시 숨을 돌리다가 출간 제안 작업을 하기 위해 각 잡고 하루 날을 잡았다. 별것도 아닌 일인데 왜 난 늘 결심이 필요할까. 그냥 머릿속에 뭔가 떠오르면 결심이나 망설임 없이 바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가끔 부럽다. (우리 남편 포함)


대부분의 출판사가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항목들을 미리 글로 정리해 두면 작업이 훨씬 수월하다. 책 분야, 제목, 목차, 예상 분량 등은 뻔히 나와 있는 정보라 어려울 것이 없다. 하지만 집필 동기, 내용 요약, 주요 독자, 저자 소개 같은 항목은 조금은 생각이 필요한 글이다. 그런데 그동안 책을 쓰느라 머리를 너무 많이 써서인지 짧고 간단한 글이 오히려 더 안 써졌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또 내 친구, ChatGPT.


책을 쓸 때부터 ChatGPT에 프로젝트로 등록을 하고 기초자료와 집필지침 등을 등록해 놓았기 때문에 유능한 비서에게 업무 지시하듯 내가 원하는 글을 내놓으라고 했다.


'책 내용을 000글자 정도로 요약해 줘'

'원고의 머리말 보면 집필 의도가 있을 거야. 그 내용을 참고해서 집필 동기를 적어줘'

'업로드된 내 프로필 참고해서 저자 소개 글을 적어줘'

'마케팅/홍보 방안을 제안해 줘'


나를 나보다 더 잘 아는 비서는 그럴듯한 글을 내놓는다. 하지만 결과물을 그대로 쓰기엔 늘 2% 부족하니 종종 삐걱거리지만 가끔은 쓸모 있는 나의 뇌를 동원해서 이곳저곳 손을 보며 정리한다. 자료 준비가 끝났다.


리스트에 있는 출판사 중 가장 마음이 끌리는 세 군데를 골라 홈페이지의 출간 제안 메뉴를 열고 기입해야 할 항목을 하나하나 채워 나갔다. 어떤 곳은 양식을 다운로드해서 작성하도록 되어 있었는데 출판사 양식치고는 왜 이렇게 촌스럽나 싶을 정도로 디자인이 투박했다. 양식에 부응해서 나까지 촌스럽게 보일 수는 없으니 내용은 최선을 다해 정성껏 채워 넣었다. 제대로 입력되었는지 점검한 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제출’ 버튼을 눌렀다. 이제 기다릴 일만 남았다.


2주 정도 기다려도 아무 연락이 없으면 리스트에 있는 다른 출판사에 제안서를 다시 보내면 되겠지.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큰 산 하나 넘은 기분으로 자축했다. 그리고 2주가 지난 후 드디어 한 출판사로부터 메일이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출판사 000의 000입니다.
보내주신 원고와 제안서를 토대로 저희 내부적으로 논의를 마쳤습니다.
저희 000는 XXX, XXX, XXX 도서를 전문으로 발행하는 출판사로
선생님의 원고를 책으로 출간하는 것은 문제가 없습니다.
보내주신 원고의 완성도나 짜임새도
책으로 출간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다는 편집팀의 의견도 있었고요.
다만.........'


'다만... '뒤의 내용은 아예 예상을 못 한 것은 아니었지만 닥치고 보니 고민이 되는 내용이었으니...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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