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len Dec 29. 2023

[Planning] 프로세스와 콘텐츠

교육과정개발의 접근방법

교육과정 개발 과정개발에 필요한 필수요소 두 가지를 누가 담당하느냐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방법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요소 중 하나프로세스이고 다른 하나콘텐츠입니다. 프로세스는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절차인데요 실제 업무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프로젝트 관리라고 볼 수 있어요. 콘텐츠는 말 뜻 그대로 교육내용입니다. 보통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사람을 Project Manager라고 하고 콘텐츠를 책임지는 사람을 SME(Subject Matters Expert, 내용전문가)라고 합니다. 프로세스와 콘텐츠가 합해졌을 때 과정 개발이 가능해집니다. 


보통 프로세스는 교육부서 혹은 교육담당자가 담당합니다. 교육담당자들이 교육과정개발 프로세스를 공부해야 하는 것은 그 때문이지요. 교육과정을 개발할 때뿐 아니라 교육체계를 수립할 때에도 대부분 정형화된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담당자는 "프로세스 전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교육담당자 중에는 콘텐츠 전문가도 있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교육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프로세스 전문성이 꼭 필요합니다. 


1. 교육부서에서 모두 다 하는 방법


첫 번째 방법은 프로세스와 콘텐츠를 교육부서나 교육담당자가 모두 담당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장님이 영업교육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럴 때 영업 업무를 잘하는 SME를 현장에서 찾아 교육부서로 발령 내어 영업 교육을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그러면 그 담당자는 혼자서 프로세스를 관리하면서 콘텐츠도 같이 개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잠시 일했던 모 IT 회사의 사례를 볼까요? 처음 그 회사에 갔을 때 교육부서가 인사조직 산하에 있지 않고 연구조직속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현장의 엔지니어들이 교육부서에 대거 배치되어 있었는데요, SME인 그들이 교육과정도 개발하고 강의까지 하고 있었습니다. 대체로 프로세스나 교수기법보다 콘텐츠 자체에 대한 중요성이 높은 회사의 경우 이런 방식으로 교육부서를 운영합니다.


그런데 몇 년 뒤 새로 부임하신 CHO(인사담당임원)께서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셨습니다. SME는 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확보해서 협업하면 되는데 왜 굳이 Staff 부서의 몸집을 키우고 있느냐는 것이었어요. 결국 꽤 많은 인력이 현업부서로 재배치했고 교육부서는 슬림화되었습니다.


현장의 SME가 교육부서에 와서 과정개발을 하는 것과는 반대로 프로세스 전문가인 교육담당자가 특정 콘텐츠를 공부해서 과정개발을 하는 형태도 이 범주 안에 들어갑니다. 어떻게 보면 이 방법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방법일 수도 있어요. SME를 구하는 노력을 안 해도 되고 비용도 많이 안 들어가니까요. 다만 교육담당자가 정말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그 분야를 깊이 연구한 전문가를 따라잡기는 어렵겠지만 최대한 SME와 비슷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비용이 안 들어가는 대신 교육담당자의 노력이 그만큼 들어가는 것이라고 봐야 하겠지요.


2. 사내외 SME와 협업하는 방법


교육담당자는 프로세스만 관리하고 별도로 선정된 SME가 콘텐츠를 개발하는 협업 방식도 있습니다. 이때 교육담당자는 교육과정개발 프로세스를 관리하는 Project Manager 역할도 하지만 SME들에게 부족할 수 있는 교수기법, 교육평가 등 HRD 고유의 전문성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런 방식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할 때 중요한 점은 서로의 전문성을 인정하면서 협업하는 것인데요, 실제 현장 상황을 보면 대체로 교육담당자가 약자(?)인 경우가 많더군요.


그 이유를 보면 SME를 섭외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서인 것 같습니다. 어떤 교육담당자들은 거의 "읍소"를 해야 한다고도 하더군요. 교육과정개발에 참여할 SME는 가능하면 고성과자들이어야 하는데 그런 분들은 늘 바쁠 수밖에 없고 본업이 아닌 부가적인 일에 투입할 시간을 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니까요. 섭외 자체도 어렵지만 교육 업무에 전문성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분들도 아주 많아요. 콘텐츠가 곧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이고요. 그러다 보니 께 협업을 하려고 해도 교육담당자의 의견에 그리 무게를 두지 않는 분들도 많습니다.


여기에서 한 가지 생각해 볼 점은 교육담당자 또한 필요한 전문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가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억울해하기 전에 내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 먼저일 수도 있다는 것이죠. 함께 일해보니 정말 도움이 되는구나, 교육업무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라는 평가를 SME로부터 들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 SME 동기부여 방법 : https://brunch.co.kr/@helenlm4t/12


3. 외부 전문업체에 아웃소싱 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교육과정 개발을 외부 전문업체에 맡길 수도 있습니다. 프로세스도 콘텐츠도 모두 외주를 주는 것이지요. 외부 업체가 보유한 기존 교육과정을 있는 그대로 도입하거나 일부 Customizing 하기도 하고, 교육과정 개발 프로젝트를 통째로 외주를 주기도 합니다. 교육부서가 슬림화되면서 이 방법을 활용하는 회사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요. 교육부서 내부 인력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거나 업무 양에 비해 인력이 부족한 경우 외부업체를 활용하는 것은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다만 외부 전문업체에 아웃소싱한다고 해서 교육담당자의 전문성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좋은 업체를 선정하는 안목도 매우 중요한 역량입니다. 타 회사와는 다른 우리 회사 고유의 특징, 개발하고자 하는 교육과정의 방향성 등을 고려해서 이를 가장 잘 구현해 낼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업체마다의 강약점을 평소에 잘 파악하고 있을 필요가 있겠지요.


업체가 선정된 후 실제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에도 교육담당자의 전문성이 부족하면 업체가 가진 강점을 충분히 끌어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교육담당자가 정확한 방향 제시를 하지 못해서 외부 업체가 재작업을 해야 하는 사태 종종 벌어집니다. 빨간 펜을 들고 체크하는 일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어설픈 선무당이 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HPT] "교육"이 아니라 "성과향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