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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en Feb 20. 2024

[Design] 무엇을 얼마나 변화시킬것인가?

교육목표 기술

Design의 첫 단계인 교육목표 이야기를 해볼까요?


앞서 인터뷰 이야기를 했을 때 "이 교육을 통해 어떤 변화를 기대하십니까?"라는 질문을 소개드렸었는데 기억하시는지요? 바로 그런 질문이 교육목표를 설정하기 위한 질문에 해당됩니다. 질문의 의도에서 알 수 있듯이 교육목표는 이 교육을 통해서 무엇을 어느 정도 변화시킬 것인지를 문장으로 기술하는 것입니다. 교육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지요.


1. 목적(Purpose)과 목표(Goal)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 것이 있습니다. "목적(Purpose)"과 "목표(Goal)"의 차이입니다. 교육과정 개발의 관점에서 봤을 때 목적은 "이 교육을 왜(why) 하는가?"에 대한 답이고, 목표는 "이 교육을 통해 무엇을 어느 정도까지 변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답이라고 할 수 있어요. 딱 여기까지만 설명하고 교육담당자분들에게 교육목표를 기술해 보라고 하면 대략 20% 정도는 목표가 아니라 목적을 기술하더군요. 그럴 때는 추가적으로  Tip을 하나 드리곤 합니다.


교육목적을 기술할 때는 문장의 숨겨진 주어를 "교육제공자"로 하고, 교육목표를 기술할 때에는 주어를 "수강생 혹은 학습자"로 설정하고 기술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목적과 목표 예시(감사직무교육)]

교육목적 : (회사, 교육부서 등 교육제공자는 이 교육을 통해) 감사업무 입문자들이 감사업무 수행에 필요한 기본지식과 스킬을 습득함으로써 6개월 이내에 독자적으로 감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기전력화 하고자 함

교육목표 : (수강생은 이 교육이 끝나고 나면) 감사업무 수행자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이해하고 이에 따른 구체적 행동원칙과 실천의지를 자신의 말로 표현할 수 있다.


교육과정을 개발할 때 작성하는 조직 내 문서에는 목적과 목표를 모두 기술하는 경우가 많지만, 교육과정 개발의 실무적 입장에서는 목적보다는 목표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 이유는 교육목표 안에는 교육콘텐츠나 난이도(변화 수준)와 같이 교육과정 설계에서 핵심이 되는 요소들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추후 교육이 효과적이었는지를 확인하는 기준이 되는 것 교육목표이기 때문에 목적보다는 더 신중하게 기술할 필요가 있습니다.


2. 교육목표 기술 방법


구체적으로 교육목표는 어떻게 기술하면 좋을까요? 저는 아래 두 가지를 고려하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① 주어진 조건을 고려하여 목표 수준을 결정합니다.


개발자가 모든 것을 본인 의지대로 결정할 수 있다면 다른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교육효과만을 생각하며 과정개발을 해도 됩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교육기간이나 수강생 인원 등이 이미 전제가 되어 있는 경우가 꽤 많지요. 비용과 직결되는 요소들이기 때문입니다. 적은 인원을 대상으로 긴 시간을 투입해서 교육을 한다면 목표를 높게 잡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교육과정을 설계할 경우 비용효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교육과정개발 방법론"에 대한 교육과정을 개발한다고 상상해 봅시다. Analysis 결과 이해관계자의 요구가 교육시간은 4~5시간 정도, 수강인원은 20~30명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수강생들에게 과정개발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기술까지 체득시킬 수 있을까요? 쉽지 않습니다. 이런 조건 하에서의 교육목표는 "이해" 수준 즉 지식을 알려 주는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반면 교육시간이 12~14시간(2일)이고, 수강인원이 12명 정도라면 어떨까요? 강의를 통해 지식을 학습할 수 있는 것을 넘어서서 실습 등을 통해 기술을 체득하는 것도 어느 정도 가능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이해" 뿐 아니라 "기술 체득" 혹은 "현업에서의 행동변화"까지 포함된 교육목표를 기술하고 이에 맞는 교육과정설계할 수 있습니다.


 최대한 행동동사로 기술합니다.


흔히 ABCD 기법이라고 하여 교육목표 안에 A(Audience), B(Behavior), C(condition), D(Degree)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실제 ABCD 네 가지를 모두 포함시켜서 문장을 기술하면 아주 어색한 문장이 만들어지더군요. 그래서 저는 ABCD 전체를 문장에 넣고자 하는 욕심을 버리  B(Behavior)만큼은 꼭 포함시켜서 문장을 기술할 것을 권장합니다. 목표의 달성여부가 눈에 보이고 확인가능해야 교육과정 설계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행동동사를 사용한 교육목표 예시(리더십교육)]

리더십의 개념을 이해한다. → 리더십에 대한 자기만의 정의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다.


3. 로열티를 높이는 교육?


진급 대상자를 위한 필수교육을 개발을 할 때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우리 회사 CHO께서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높일 수 있는 교육과정"으로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셨습니다. 우선 로열티가 교육으로 해결될 문제인가 생각해 봤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로열티는 교육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이슈였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누구입니까? 하라고 하시니 최선을 다해야지요.  


우선 "로열티를 갖는다"라는 말은 행동 아니 때문에 교육목표에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을 불러 모아 “로열티”가 있는 사람이 보여주는 "눈에 보이는 행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브레인스토밍을 했지요. 그 결과 '회사에 대해서 자랑한다', '후배에게 우리 회사에 입사하라고 추천한다', '자사제품을 이용한다'..... 등의 행동이 도출되었습니다.


이쯤에서 의문이 드실 수 있을거에요. '회사에 대해 자랑한다', '자사제품을 이용한다'와 같은 문장을 교육목표로 보고서에 쓸 수 있을까? 아니오, 보고서에 쓰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교육 과정 중 수강생들에게 "여러분, 이 교육은 여러분으로 하여금 회사에 대해 자랑하도록 만들기 위한 교육입니다"라고 안내하는 것은 어떨까요? MZ 세대 수강생들의 반감을 사지 않을까요?(ㅋㅋㅋ) 문서에 쓰지도 못하고 수강생들에게 말로 표현할 수도 없는데 위와 같은 브레인스토밍을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육목표는 문서 상에서 기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과정 개발자의 마음속 개발 지침이 된다는 의미에서도 아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내 교육과정을 수강한 사람들이 교육 후 어떤 변화된 행동을 할지에 대해 상상하면서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인 셈이지요. 회사에 대해 불평불만이 많던 사람이 교육 후에는 가끔 회사에 대한 좋은 점을 이야기하는 것, 회사에 대해 아무 생각 없던 사람이 교육 후 친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회사에 대해 은근슬쩍 자랑하는 것... 수강생들이 이런 "행동"을 보여주는 놀라운 변화를 상상하면서 과정개발을 하는 것과 "로열티"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마음속에 품은 상태에서 개발하는 것과는 그 결과가 다르지 않을까요?



[추가 Tip]

처음 교육과정을 개발하면서 교육목표를 기술하려고 하면 적절한 단어가 생각이 안나고 행동동사는 더욱 어렵게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럴 때 ChatGPT를 이용해 보세요. 교육과정에 대한 정보(주제, 대상자 등)를 입력하고 어떤 교육목표가 가능할지 물어보면 꽤 그럴싸한 문장들을 만들어 줍니다. 다만 그 문장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은 프로답지 못하겠지요. AI의 도움을 받아 힌트를 얻은 다음 자신만의 문장으로 다시 다듬어서 완성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목적이 아니라 제대로 목표를 기술했는지도 체크해 봐야 하고 행동동사로 잘 기술되었는지도 확인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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