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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en Jun 27. 2024

불쾌한 감정 다스리기

한 달 동안 아프게 체험하며 공부한 내용

뇌과학 연구자들의 말에 따르면 감정의 생화학적 수명은 길어야 90초라고 한다. 그 짧은 시간에 뇌는 감정에 압도당한다. 뇌에서 감정의 생화학물질이 분비되면 신체감각에 변화가 생기는데 (불쾌한 감정의 경우)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얼굴이 벌게지는 경우이다. 대개 우리는 신체에 나타난 변화를 통해 감정에 변화가 생긴 것을 인지한다. 그 순간을 빠르게 알아차려야 한다.


그런데 내 불쾌한 감정이 90초보다 훨씬 오래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통은 생각을 자꾸 되새기기 때문이다. 그 상황에 대해 기억을 되살릴 때마다 거의 비슷한 생화학적 물질이 뇌에서 분비되고 처음 경험했을 때와 유사한 감정 및 신체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너무 애쓰거나, 당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반복해서 기억을 떠올리게 되면 오히려 그 감정에 함몰되는 역효과를 낸다.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그때의 감정도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어떤 감정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계속 이어지는 것은 사실은 ‘감정 자체’가 아니라 그 ‘감정의 기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억은 소환하는 순간 과거가 아니라 현재가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불쾌한 감정을 극복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처음 불쾌한 감정을 알아차렸다면 그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짧으면 몇 초 길어야 90초) 감정의 파도를 거스르려고 하지 말고 서핑하듯이 파도를 타는 것이 좋다. 파도가 지나갈 때까지 기다리면서 그저 몸을 맡기면 된다. 이때 심호흡을 하면 효과적이다. 들숨보다는 날숨을 길게 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로 과거를 자꾸 되새기면서 그때의 불쾌한 감정을 끌어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그 대신 미래를 상상하는 것이 도움 된다. 이때 부정어가 아닌 긍정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최대한 오감을 동원해서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파란 하늘, 박수소리, 꽃향기...) 상상력을 북돋우기 위해 긍정적 미래 모습을 글로 써보는 것도 좋다.


세 번째로 처음 불쾌한 감정을 느꼈을 때의 맥락이나 환경이 변함없이 동일하면 소멸된 기억과 감정이 다시 소환되기 쉽다. 그래서 맥락과 환경에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집안 가구 배치를 바꾸거나 일상생활의 루틴을 바꿔보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냥 천천히 산책하는 것은 2시간 지속해도 별 효과가 없다. 가능하면 햇빛을 받는 것이 좋고 땀이 날 정도의, 나아가 숨찬 느낌이 들 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다. 불쾌한 감정과 나를 분리시키는 데 아주 효과적이다.(내 경험 상 가장 효과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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